◎미ㆍ페만6국 공동반격 소지/GCC국,왕정타도 기도에 위기공감/경제난타개 노린 도박 엄청난 파장쿠웨이트와 석유분쟁을 빚어온 이라크가 2일 새벽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무력 점령함으로써 중동은 88년 이란이라크전쟁 종전이후 또 한차례 대규모 전면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라크의 쿠웨이트점령은 또 중동뿐아니라 모처럼 성숙돼가는 전세계적인 평화 데탕트무드를 일순에 반전시킬지도 모르는 불길한 사건이다.
중동 최강의 1백만군대를 갖고 있는 이라크는 침공 수시간만에 2만3백명의 군대밖에 없는 쿠웨이트 전역을 손쉽게 무력 점령했다. 침공과정에서 쿠웨이트 내부에서는 반왕정세력이 동조,왕정 전복에 협조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라크는 침공직후 쿠웨이트정부가 혁명세력에 의해 전복됐으며 신정부를 지원하기위해 쿠웨이트로 진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미루어 이라크의 이번 침공은 치밀한 사전계획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다. 즉 이라크는 오래전부터 쿠웨이트에 반정부 세력을 심어놓고 이들의 혁명을 명분으로 내세워 쿠웨이트를 침공하는 양동작전을 펼친 것이다.
이라크는 앞으로 한동안 쿠웨이트를 점령하면서 지금의 왕정을 친이라크 괴뢰정권으로 대체한뒤 군대를 철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사태는 사우디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다른 왕정국가들이나 미국등 서방의 태도에 따라 더욱 큰 전면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바레인 등 페르시아만 6개 왕정국가들은 지난 81년 페르시아만 협력기구(GCC)를 결성,공동방위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쿠웨이트에 대한 무력침공은 이들 6개국 전부에 대한 전면전 선포와 다름없다. 더욱이 이라크가 쿠웨이트왕정을 전복시킨 것은 왕정국가인 다른 5개국에도 심각한 위협이 아닐수 없다.
따라서 GCC는 어떤식으로든 이라크에 대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이 분명하다.
다만 GCC 6개국의 군대를 모두 합쳐도 15만명에 불과하고 군비도 보잘것 없기 때문에 자력으로 보다는 미국을 끌어들여 공동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서도 이라크의 이번 침공은 페르시아만에 대한 미국의 이익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도전행위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으로 세계유가는 과거 1ㆍ2차 석유위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치솟을지 모른다.
1천억배럴의 석유매장량을 갖고 있는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석유자원까지 확보할 경우 총 매장량은 2천억배럴에 육박,2천5백억배럴의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제2의 산유국이 되게된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유가는 고유가정책을 주장하는 이라크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이 불보듯 훤하다.
이같은 사태는 페르시아만에서 국내석유소비량의 40%이상을 수입하는 미국에는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은 안정된 석유자원확보와 그들의 영향력하에 있는 페르시아만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라크와의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GCC국가들이 이라크와 정면군사대결을 하기란 사실상 어려우며 이라크도 이 점을 충분히 계산에 넣었기 때문에 전쟁을 강행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이해를 같이하는 서방국가들,쿠웨이트와 긴밀한 군사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소련 등과 협조,이라크에 대한 경제,외교적압력을 가중하는데 우선 치중할 것으로 예상 된다. 물론 사태발전에 따라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라크가 이같은 세계적 분노를 무릅쓰면서까지 전쟁이란 도박을 강행한 배경은 여러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우선 이라크는 풍부한 부를 자랑하는 쿠웨이트를 그들의 속국 내지는 위성국으로 만들어 빈사상태의 경제난을 해결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라크는 이란과의 8년 전쟁을 통해 8백억달러라는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으며 사회주의 정책으로 석유산업을 제외한 경제 전분야가 파산지경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1인당 GNP가 1만1천여달러로 그들의 4배에 가깝고 막대한 석유매장량을 갖고 있는 쿠웨이트를 합병한다면 쉽게 경제난을 극복하고 군사분야 뿐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중동의 최대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시아만으로 진출하는 해상수로를 확보하는 것도 이번 침공의 하나의 목적이다.
또 이라크는 이번 침공을 통해 중동지역에 대한 그들의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정치무대에서도 나름대로 위치를 확보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란이라크전쟁중 이란의 회교혁명수출을 막기위해 이라크를 지원했던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종전후 오히려 이라크가 최대위협세력으로 등장하자 최근 이란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해 왔다. 지난달 7일 이란외무장관이 이란이라크전쟁후 최초로 쿠웨이트를 방문한 사실은 그 대표적 증거이다. 이라크는 쿠웨이트의 이같은 「이란카드」전략을 분쇄하고 아랍의 맹주가 이라크임을 못박기위해 무력을 과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라크가 최근 이란과의 관계정상화를 시도하고 이어 아랍연맹회의를 개최한뒤 석유수출국기구회의(OPEC)에서 강경자세를 보인것등 일련의 움직임은 이번 쿠웨이트 점령을 위한 전주곡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라크가 그들의 목적을 일단 달성한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사태발전에 따라서는 반대로 자신들이 최악의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결코 적지않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병력백만ㆍ산유량 하루 3백만배럴/이라크 개관
▲영토=면적 43만8천3백㎢.
▲군사=지난 79년 사담ㆍ후세인 대통령 집권후 군사력증강 추진. 현재 병력수는 1백만명 가량으로 의무병역제. 18세이상 남자 21∼24개월 복무. 육군 95만5천명(민병 48만명 포함),군단 7,기갑사단 7,기계화사단 7,주력전차 5천5백대,해군 5천명,프리깃함 5척,초계정 20척,공군 4만명,미그기 등 5백13대 작전기 보유.
▲인구=1천6백만명중 다수가 시아파 회교도이나 집권세력은 수니파. 그밖에 기독교 마을과 북부지방에 3백50만명에 이르는 쿠르드 반군 거주지역이 존재.
▲경제=석유 비축량은 1천억 배럴. 80∼88년까지의 대이란전으로 석유수출격감. 그러나 터키와 사우디 통해 파이프라인 건설했으며 현재는 하루 3백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 대이란전으로 6백억∼7백억 달러의 외채 부담.
▲역사=16세기 이래 오스만 터키제국의 지배를 받아오다 1916년 영국의 지배하에 들어갔으며 21년 영국의 통제를 받는 왕국이 됨.
58년 7월14일 카셈 중장이 군사쿠데타 일으켜 독립.
69년부터 부통령을 지낸 사담ㆍ후세인이 79년 평화적 정권교체로 대통령에 취임.
◎병력2만명ㆍ1인 GNP 만1천불/쿠웨이트 개관
▲영토=면적 1만7천8백19㎢.
▲군사력=89년 현재 2만3백명의 군병력과 4백80대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공군 2천2백명. 미라주 F1C전투기 25대,스카이 호크공격기 30대,연습기 1대,헬기 40대,수송기 6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 호크지대공미사일도 갖추고 있다.
해군 2천1백명. 미사일적재함정 및 해안순찰선을 포함,약 1백척의 선박을 갖고 있다.
▲인구=1백70만명. 쿠웨이트인구중 4분의1이 수도 쿠웨이트와 그 인근에 살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상을 외국인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아랍인이며 팔레스타인인도 30만명이 있다.
▲경제=국토의 1%만이 개간돼 있는 쿠웨이트의 지난 89년 개인소득은 1만1천2백50달러이며 83년 석유로 인한 수익은 3백억달러였다.
쿠웨이트는 현재 하루 1백5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8백97억배럴의 저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원유저장량의 12.8%를 차지하고 있다.
▲역사=영국이 1899년 이 지역의 주도적인 세력이 되기이전에는 몽고인 아랍 칼리프 그리고 터키 오토만제국이 번갈아가며 황량하고 사람이 거의 살지않던 이 지역을 지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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