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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형제의 서울 상봉/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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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형제의 서울 상봉/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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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중국이 서울에서 만난다고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중국 대만 향항 이들 세나라는 분명히 같은 중국이었으나 기구한 운명때문에 헤어져 따로 살고 있는 3형제들이다. 홍콩이 떨어져 나간 것은 1백년이 다 되어가고 대만이 떨어져 나간 것은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처했던 위치와 사정때문에 3자가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러한 얄궂은 운명의 3형제가 내년 10월 서울에서 만나게 된다는 것은 재미있는 뉴스가 아닐 수 없다.이런 극적상봉의 기회가 마련된 것은 아시아 태평양지역 경제협의회(APEC)라는 국제기구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폐막된 제2차 APEC 각료회의가 3개의 중국 가입문제를 검토한 끝에 91년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각료회의에 이들을 모두 초청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들이 어떤 자격으로 서울회의에 참석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들 3개의 중국이 모두 APEC 참여를 희망해 왔기 때문에 외무장관과 통상관계장관 등 정부를 공식대표하는 사람들이 서울에 오는 것만은 확실해진 것이다.

APEC 참여자격에 대해 이들 세나라는 제각기 처한 국제적 입장에 따라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중국 3형제가 나란히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맏형격인 중국은 자신이 주권독립국가이기 때문에 정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며 대만과 홍콩은 옵서버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고 홍콩은 1997년에 가면 중국에 반환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경제면에서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대만과 홍콩은 옵서버에 만족하지 않고 정회원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중국 대만 향항을 제외한 아ㆍ태경협체는 미완의 기구일 수 밖에 없으며 특히 대만과 홍콩의 경제는 더욱 무시할 수 없다』는 12개 회원국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3개의 중국 참여문제가 원칙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막상 한자리에 초대되고 보니 그동안 너무 오래 떨어져 산 탓인지 3형제간의 관계가 꽤나 미묘하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은 동시수교한 나라도 없으며 (대만은 단독수교국만 23개) ADB(아시아개발은행)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국제기구에도 동석하는 일이 없다. 지난 7월21일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사실은 양국간의 미묘한 관계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는 앞으로 남은 1년동안 조성되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되었는데 이 숙제가 바로 내년 각료회의를 주최해야 할 한국의 손에 떨어진 것이다. 한국은 현재 대만과 수교하고 있으면서 중국과 관계개선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미묘한 입장인데 이들 3형제간에 얽힌 수수께끼를 어떻게 풀어 서울 상봉을 성사시킬지 외교솜씨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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