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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새는 시 행정/곽영승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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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새는 시 행정/곽영승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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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달 20일 이례적으로 출입기자들에게 올여름 수돗물사정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했다. 발표에 의하면 5백61억원을 들여 고지대등 1백71개 출수불량지대도 출수분량이 「완전해소」돼 앞으로 필요한 만큼 수돗물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서울시는 이같은 공식발표를 내외에 확인하는 양 이날 하오 2시부터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고건시장,백상승상수도사업본부장 등이 출수불량지역 주민대표 1백71명등을 초청,칵테일잔을 들면서 「수돗물로부터의 해방」을 자축했다. 일부 참석자들가운데는 고시장에게 백본부장등 상수도관계 공무원의 표창을 건의하는 「아첨성」 발언까지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들이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속에서 칵테일을 들며 출수불량 완전해소를 자축하던 바로 그 시간에도 서울시가 출수불량 해소지역으로 발표한 은평구 응암2동,도봉구 미아동 주민들은 물 안나오는 수도꼭지를 잡고 땀을 뻘뻘흘리며 씨름하고 있었다. 응암2동의 한 주민은 『지난 5일부터 새벽 4시나 돼야 물이 쫄쫄 나올 뿐이어서 빨래나 목욕은 꿈도 못꾼다. 빨래는 저지대에 사는 친척집에 가서 하고 있다』며 『출수불량 해소가 무슨 말이냐』고 남의 일처럼 반문했다.

7월31일 현재 불볕더위가 5일째 계속되면서 종로구 무악동,성북구 길음동,도봉구 미아동,은평구 대조ㆍ불광ㆍ신사동,마포구 신공덕ㆍ염리동 등 시내 곳곳에서 수도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급수차ㆍ소방차가 가동되고 있다.

결국 서울시의 「출수불량 완전해소」는 불과 10일 만에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대해 백 상수도본부장은 『출수불량 완전해소는 사실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고지대 물난리에 따른 급수차 가동등의 사태는 주부들이 장마기간동안 미루어 두었던 빨래를 한꺼번에 하느라고 수요가 몰려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현실과 동떨어진 논리를 폈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소방차까지 동원하는데도 출수불량이 아니며 그것도 5일째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자명한데도 「일시적」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관악구 신림7동 산102의 경우 물이 안나와 주민들이 급수차를 보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가 좁아 갈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나 동사무소 한 관계자는 『10동 쪽으로 돌아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생산량의 40%(국정감사자료)를 누수로 흘려보내고 있는 서울시 상수도 행정의 「누수」현상이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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