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인질ㆍ경제진출 등 위한 고육책… 찬/“테러묵인… 정의보다 국익우선 재입증… 반프랑스정부가 최근 이란인 테러리스트 5명을 전격 사면한 조치를 놓고 미테랑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한 정당성 논쟁이 프랑스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미테랑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란의 시아파 테러리스트인 레바논 태생의 나카쉬등 5명에 대해 사면령을 내려 오를리공항을 통해 출국시켰다.
이들은 지난 80년 7월18일 프랑스에 망명중인 알리ㆍ바크티아르 전이란 외무장관이 기거하던 파리근교 아파트에 침입,암살을 기도하다 경찰에 체포됐었다.
이들 테러범들은 당시 아파트 입구를 오인해 바크티아르 암살에 실패했으나 이 과정에서 경찰관등 2명이 숨졌고 이들은 이후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
테러리스트인 이들에 대한 사면 여부는 레바논에 억류된 프랑스 인질 석방문제와 관련 그동안에도 논란을 빚어왔고 86년 이란과 관계정상화 이후 미테랑 대통령은 이들의 사면가능성을 시사해 오기는 했다.
미테랑 대통령이 나카쉬등을 사면한 것은 이란의 영향력하에 있는 레바논에 억류중인 서방인질 석방을 기대하면서 한편으로는 경제복구를 서두르고 있는 이란에의 진출에서 반대급부를 얻으려는 속셈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보수정치인들은 이를 『테러를 묵인하는 행위』라면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지만 어디까지나 국민여론을 존중해서 행사돼야 할 것』이라고 미테랑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르몽드지도 사설을 통해 『정의보다는 국익이 우선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프랑스 정의의 위기』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피가로지는 사면권을 도둑질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태는 엉뚱한데로 까지 번져 프랑스 각지의 교도소에서는 죄수들이 『테러범을 사면하는 마당에 우리는 왜 석방해주지 않느냐』며 난동을 부리기까지에 이르렀다.
프랑스정부는 이번 사면조치가 정치문제화하자 성명을 발표,『나카쉬의 사면으로 레바논에 억류중인 서방인질들의 석방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인류적 대의 차원에서 사면을 결정한 것이라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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