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의 무더위 속에서 전국이 온통 용광로와도 같이 이글거린다. 낮에는 35∼36도를 뛰어 넘는 불볕더위이고 한밤까지도 27∼28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야의 현상에서 사람들이나 자연이나 할 것 없이 모두 무더위를 견뎌내느라 가쁜 숨을 헐떡이고 있다.도심을 탈출한 수백만의 피서인파가 전국의 유명휴양지로 몰려들어 북새통을 피우고 피서인파로 초만원을 이룬 휴양지 주변의 자연이 찢기고 밟히고 더럽혀지는등 한바탕 몸살을 앓는 것이 해마다 거르지 않고 반복되는 피서열병이다.
무더위를 이기는 길은 과연 이런 북새통의 피서여행 뿐일까. 우리 주변을 좀더 가지런히 정돈하고 청결하게 한다면 짜증스런 무더위는 한결 견디기 쉽지 않을까. 꼭 여름에만 생각할 일은 아니지만 이 폭염의 계절에는 더욱 간절해지는 것이 청결이요 질서이다.
여름이면 불쾌지수가 치솟는 데다가 인체 에너지의 소비가 심해 누구나 심신의 무기력증에 빠지고 그에 따라 청결정신이 흐려지고 질서의식이 흐려지기 쉽다.
청결이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를들어 여름철에는 공급량의 증가로 수돗물의 수질이 평소보다 크게 떨어지고 세균활동이 왕성해지므로 음식물의 부패로 인한 식중독과 수인성 질병의 위험이 많다. 이러한 위생무방비 상태는 바로 주거환경을 깨끗이 가꾸는 청결만으로 대처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피서객들이 버린 산더미 쓰레기의 휴양지 주변은 물론 도시ㆍ공단 심지어 농촌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는 쓰레기 비상은 불쾌감의 차원을 넘어 환경파괴ㆍ공해발생ㆍ질병만연 등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은 무엇보다 청결의 확립으로 발생단계에서 방지하여 더러운 쓰레기의 발생량을 최소화하는 것뿐이다.
우리나라는 쓰레기의 발생량이 1인1일 2.1㎏으로 일본의 0.8㎏,미국의 1.6㎏보다 터무니없이 많은데 이것은 바로 우리가 청결에 얼마나 철저하지 못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휴양지 주변의 쓰레기더미가 바로 그것을 웅변으로 증명하고 있다. 자연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어지럽힌 주변을 스스로 정돈하고 쓰레기를 갖고 간다면 휴양지에 쓰레기더미가 쌓일라야 쌓일 수 없다. 그러나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즐기기만 하고 치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휴양지 주변이 쓰레기더미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한햇동안 지리산을 찾는 2백67만명이 2천1백60톤의 쓰레기를 버렸으니 한사람이 0.8㎏의 쓰레기를 버렸다는 통계다. 생태계의 먹이사슬 원리처럼 그 쓰레기들의 피해자는 어김없이 그곳을 찾는 피서객,등산객들임을 왜 모르는지.
전국의 국공립공원 오염지역에 자연휴식 연제를 실시하려는 구상도 쓰레기더미로 더럽혀지고 있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려는 궁여지책에서 나온 것임을 생각하면 청결을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일이다.
개선되고 현대화된 아무리 좋은 시설,환경도 이를 이용하는 이용객의 의식이 발맞추지 못하면 시설개선의 효과는 반감되게 마련이다. 청결과 질서로 우리 주변을 깨끗이 해 이 무더위의 고통을 한결 가볍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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