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이래 광활한 중국대륙을 하나로 통일한 통치자는 아무도 없었다. 진시황도,장개석과 모택동도 완전히 지배하지는 못했다. 그 넓은 대륙을 끈끈하게 엮어온 것은 오히려 일반국민들이었다. 오늘날 본토와 대만은 절대통일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양측,특히 국민들간의 필요와 연대로 장차 결합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중국문제 최고전문가인 존ㆍ페어뱅크교수(하버드대)가 일찍이 1950년 후반에 중국통일에 관해 밝힌 견해다. 1920년대부터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은 견원지간이었지만 49년 공산당이 본토를 장악하면서 장개석 대만정부와 모택동 북경정부는 불구대천의 원수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두 집권자들의 험악한 적대분위기 속에서도 유장하게 흐르는 황하처럼 양쪽의 어부 상인 기업인 등 민간인들의 접촉과 교류는 꾸준하게 늘어났고 이것을 발판으로 오늘날 본토와 대만간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7년 11월 대만정부가 본토왕래를 허용한 이래 지금까지 약 1백20여만명이 고향을 다녀왔다. 경제협력의 경우 본토에 진출한 대만의 합작사업안도 1천여건에 교역량은 연간 35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정부쪽도 적대를 점차 풀면서 본토쪽은 「무력사용」 얘기를 두번 다시 꺼내지 않고 있고 대만은 3불정책(불접촉ㆍ불담판ㆍ불타협)을 사실상 포기하고 북경이 제기한 국민ㆍ공산 양당간의 정치협상안을 검토할 뜻을 비치고 있다. 페어뱅크교수가 말한 민간교류가 결국 정권의 적대까지 녹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로서 부러운 것은 두 중국인들이 「범민족대회」니 「축제」니 「만남의 장」이라는 요란한 외침없이도 슬그머니 오가며 가슴을 열고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점이다. 오늘처럼 전세계가 너나 할것없이 개방과 개혁으로 화해의 길로 치닫고 있는 이때 남북한 당국의 적대와 불신은 여전하고 순수한 민간의 접촉과 만남은 요원한 한반도 한민족의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남북주민들의 순수하고 애절한 만남의 바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무리들은 중국의 예를 교훈삼아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