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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총선 지역구서 고전/오치르바트 서기장(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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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총선 지역구서 고전/오치르바트 서기장(뉴스메이커)

입력
1990.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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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민주화 변혁등 여파에 「여촌야도」현상/변호사출신 20대 야 후보에 51대 48로 신승지난 29일 실시된 몽고총선 결선투표는 1주일전 예선투표때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적인 특성이 한껏 두드러진 선거였다.

당초 예상대로 집권 인민혁명당(공산당)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난 것도 그렇지만 「여촌야도」현상과 「축제분위기」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번 다당제 자유총선은 칭기즈칸이 몽고제국을 세운 이후 약 8백년만의 첫 행사였다. 그래서인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92%이상의 투표율을 보였으며 잔칫날을 방불케 했다.

특히 노인네들은 평소의 목동 차림을 벗어던지고 가장 좋은 옷으로 치장했으며 공산주의 사회의 특징인 각종훈장을 가슴 가득히 매달았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통신이 끊기자 관계자들을 비행기편으로 급파하는등 분위기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야당인사는 오랫동안 일당독재에 길들여진 몽고인들의 「구관이 명관」이란 고정관념을 한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혁파로서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온 곰보자빈ㆍ오치르바트 인민혁명당 서기장(61)의 고전은 이번 선거가 단순히 몽고민주화 개혁과정의 「통과의례」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그는 몽고 수도 울란바토르의 제12선거구에서 출마,민족진보당의 간볼드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누르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간볼드는 올해 29세의 변호사 출신으로 48%의 지지를 얻었고 오치르바트는 51%를 획득해,이번 선거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오치르바트는 노조위원장 출신의 개혁파로 지난 88년부터 체코 프라하에서 발행되는 공산당 이론지 「월드 마르크시스트 리뷰」지의 인민혁명당 대표로 근무하다가 지난 3월초 귀국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동구의 대변혁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체코근무전 인민혁명당 이념담당서기와 당조직국 부국장을 역임했으며 몽고내 진보적 집단인 노조위원장 재직때인 지난 82년에는 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는 체코에서 귀국한 직후인 지난 3월16일 민주화개혁으로 진통을 겪고 있던 잠빈ㆍ바트문흐의 뒤를 이어 서기장에 취임,폭넓은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야당세력을 다둑거리며 무난히 총선을 치렀고 인민혁명당의 압승을 가져왔다.

그러한 그도 민주화개혁과 공산당의 퇴조라는 세계적인 조류에는 어쩔 수 없었던 듯 자신은 의외로 신승을 한 것이다.

몽고전역 1천6백20개 투표구에서 실시된 투표는 각 선거구에서 수작업으로 개표를 한 후 전화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보내져 최종집계된다.

아직 공식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야당은 울란바토르등 도시에서 예상보다는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4백30석의 대인민회의(후랄)의석중 민주당은 34석,민족진보당은 7석,사회민주당은 5석등 최소한 46석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 보다도 비례대표로 구성되는 상무위격의 소인민회의에 진출하게 된 것이 큰 성과이다.

몽고는 성공적인 이번 선거로 중앙아시아의 은둔국에서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소련블록으로 정식 편입하게 됐다.

여야 모두 법치주의 확립,경제개혁,서구와의 관계증진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 깊이와 속도에서는 서로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시작이 반」이라지만 끝없는 초원을 어떻게 무사히 건널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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