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회담 합의서 서명때 수십번 연습하며 공들인 송한호 통일원차관/“고위회담 북한도 원하는 것”지난 1년6개월 동안 남북 고위급예비회담을 이끌어온 우리측 수석대표 송한호통일원차관은 지난 26일 본회담 개최 합의서를 북한측과 교환한 뒤 무거운 짐을 벗었다는 듯 비로소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직전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름을 수십차례나 다시 써보며 연습을 했던 송차관은 그만큼 고위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깊이 느끼는 듯했다.
『남북간의 대화는 어떤 일이 있어도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마음가짐으로 회담에 임했습니다』
본회담을 위한 절차문제를 논의하는 데만 1년6개월이 필요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 하는 그는 그나마 북한측이 회담외적인 문제로 대화를 공전시키거나 중단하려 할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고위급회담은 분단 45년 만에 남북의 총리가 서울ㆍ평양을 왕래하며 회담을 갖는다는 그 자체로서 앞으로의 남북관계에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훗날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남북 고위급회담 성사가 통일과 민족의 장래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송차관은 이번 북한의 범민족대회 예비회담 불참이 고위급 회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도 대내외적인 필요성으로 고위급회담을 원하고 있는데다 당국과 민간급의 이중적 대화채널을 갖는 것이 북한의 기본전략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자신 실향민이기도 한 송차관은 이번 고위급회담으로 특히 이산가족들의 한이 풀리기를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요즘들어 부쩍 고향을 그리시는 94세 노모의 소원을 풀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북한,국제정세 등 대내외적인 분위기로 미루어 90년대 중반이면 남북관계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송차관은 늘 되뇌는 통일신념을 갖고 있다.
『평화통일은 예정된 필연이 아니라 우리가 창조해야 할 대상이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평남평원. 육사 12기. 서울대 정치학과. 주월참사관 주인도공사 남북한 월남 3자회담대표 남북적십자 회담대표 남북대표사무국 정책조정관 남북대화 사무국장 통일원차관. 5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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