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이용 2∼3년새 매출액 25% 잠식/재벌들도 진출검토… 조업단축ㆍ도산 속출/정부선 “법적하자 없다”방관만중소기업고유업종인 양말시장에 쌍방울ㆍ태창ㆍ백양등 국내 3대 내의류업체가 변칙적으로 참여,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가는 바람에 중소 양말제조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들 대기업이 양말시장에 참여한 이후부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있는 중소업체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판매조직으로 현재와 같이 양말시장을 잠식해갈 경우 중소기업의 도산이나 휴ㆍ폐업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간매출액이 1천7백억원(89년 기준)규모의 양말 내수시장에는 1천여개의 영세 중소기업과 6백여개의 양말전문도소매상들이 매달려 겨우 현상유지 수준의 영업을 해왔으나 2∼3년전부터 이들 대기업이 이른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양말시장에 참여하고부터 눈에띄게 매출이 줄기시작,올들어서는 휴업또는 도산사태가 잇따르고 있다는것.
중소업체들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인 양말시장에 OEM방식이란 교묘한 방법으로 침투한것에 대해서도 분개하고 있지만 이들이 지난 70년대 내의류시장을 무자비하게 잠식하던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양말시장지배를 위해 중소업체의 기반자체를 붕괴시키려드는데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직접 양말제조업에 참여하고 있지않기때문에 고유업종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OEM방식으로 참여함으로써 일부하청업체를 장악하고 나머지 영세한 업체들을 도태시켜 지배적위치를 확보한뒤 양말업종이 중소기업고유업종에서 해제될때 양말시장을 독점하겠다는 속셈으로 보고있다.
아직은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25%선에 머무르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전례로보아 이들 대기업에 의한 시장장악은 시간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70년대후반 이들 3사의 내의류시장점유율은 40∼50%수준에 머물렀으나 80년대들어 본격적인 시장잠식경쟁을 벌인뒤 현재점유율이 95%에 이르러 정부로부터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지정된 예를 들고 있다.
이과정에서 3사의 하청업체 2백여개사만이 살아남고 나머지 8백여업체가 대부분 도산ㆍ휴업 또는 전업했던 사태가 양말시장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데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과 6천여 재래시장의 도소매점 직매장등 자사 판매조직,그리고 소비자인지도가 높은 유명상표를 앞세워 양말업종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참여한지 불과 2∼3년안에 벌써 시장점유율이 25%에 달했고 양말제품의 매출규모도 매년 2배이상씩 급증하고 있다.
지난 88년 이들 3사를 비롯한 대기업의 양말제품매출액은 1백55억원이었으나 89년에는 3백48억원으로 무려 1백25%나 증가했으며 올해 매출목표도 67%증가한 5백80억원으로 잡고 있다.
올목표를 달성한다면 시장점유율은 34%에 이르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 대기업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난방설비가 보급되면서 주종상품인 겨울 내의류의 매출감소를 양말시장에서 만회한다는 전략으로 기존 6천여 도소매상외에 추가 점포설치등 판매조직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대량의 컴퓨터양말제조기를 하청업체에 투입,물량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때문에 50여개의 이들 대기업 하청업체를 제외한 중소업체의 매출액이 이미 40%이상 격감했고 재고누증사태와 함께 조업단축과 휴폐업사태가 속출하고 있는데 전국양말제조업자협의회에 따르면 올들어 벌써 1백여개 업체가 폐업했거나 업종전환을 했다는 것.
중소업체들은 대기업의 시장잠식추세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3∼4년안에 양말시장은 대기업에 의한 독과점이 이뤄지고 중소양말업체들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도급에 매달리거나 아예 도태되는 신세가 될 것이라며 위기감에 젖어있다. 특히 이들 대기업외에 유통전문대기업과 대형재벌회사까지 시장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이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견디다 못한 중소업체들은 대기업의 OEM방식에 의한 내수시장침투를 막아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진정서를 상공부에 제출,▲OEM방식의 침투를 규제할 수 있도록 관계법을 개정할 것과 ▲대기업의 양말업종참여를 OEM방식의 수출로 제한할 것 ▲양말업종의 고유업종지정을 계속 존속시킬것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상공부는 현행법상 대기업의 OEM방식참여를 막을 길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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