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만 파고에 유가도 “출렁”/이라크,무력시위로 인상관철/쿼타위반에 제동… 카르텔회복/당분간 상승세 예상… 쿠웨이트등 쿼타준수가 변수이라크와 쿠웨이트간 석유분쟁으로 페르시아만에 짙은 먹구름이 낀 가운데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총회는 27일 현재 배럴당 18달러인 공시유가를 21달러선으로 인상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OPEC의 공시유가인상은 지난 86년 12월이후 처음으로 이에 따라 세계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OPEC총회는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1일 산유량도 40만배럴이 증가한 2천2백49만배럴로 결정했다.
증산분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배정됐으며 나머지 회원국의 생산량은 기존대로 동결됐다.
이같은 OPEC의 회담결과는 13개 회원국중 유가인상을 주장하는 국가들과 생산증대를 선호하는 국가들의 이해를 일치시킨 타협의 산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유가인상을 주장해 온 이라크ㆍ이란ㆍ리비아 등은 이라크의 「맹활약」에 힘입어 지난 3년반동안 동결돼 온 공시유가를 단숨에 3달러나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들 국가들은 또 OPEC의 생산쿼타(할당량)를 무시한 과잉생산으로 유가하락을 부채질해 온 쿠웨이트와 UAE가 앞으로 생산쿼타를 준수토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UAE는 유가인상을 양보하고 생산쿼타 준수를 다짐하는 대신 자국의 생산쿼타를 늘리는 반대급부를 얻어냈다.
따라서 이번 OPEC회담은 유가인상보다는 그동안 OPEC의 위상을 위축시켜 온 일부 회원국들의 쿼타위반사례에 제동을 걸어 생산카르텔로서의 OPEC 기능을 회복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OPEC의 유가(7개유종 평균)는 올해초 20달러를 넘었으나 그후 계속 하락,지난 6월에는 13달러선까지 곤두박질했으며 최근 17달러선까지 회복됐으나 공시유가인 18달러에는 미치지 못해 왔다.
이같은 가격하락의 주원인은 쿠웨이트ㆍUAEㆍ사우디아라비아 등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이 생산쿼타를 지키지 않고 과잉생산을 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1ㆍ4분기 생산쿼타가 하루 1백50만배럴로 배정된 쿠웨이트는 실제로는 평균 50만배럴을 초과 생산했으며 1백9만배럴이 배정된 UAE는 2배에 가까운 1백90만 배럴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OPEC 총산유량의 24% 정도를 차지하는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도 하루 평균 20만∼30만 배럴을 초과생산해 왔다.
이들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충분한 증산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소간의 가격하락을 무릅쓰면서 초과생산을 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ㆍ이란등은 생산설비가 부족,배당된 쿼타도 생산해 오지 못했기 때문에 과다생산에 반대하여 가격인상을 강력히 촉구해 왔다.
이라크가 이번 회담에서 공시유가를 25달러로까지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이란과 리비아가 여기에 동조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OPEC회담의 사실상 승자는 이라크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크는 이번 회담에 앞서 번번이 쿼타를 위반해 온 「상습범」국가들에 대한 응징을 선언하고 실제로 쿠웨이트와의 국경에서 무력시위를 벌임으로써 그들이 주장해 온 유가인상을 관철시키는 데 성공했다.
결국 이라크는 이번 회담을 통해 회원국들의 부당행위를 감시하는 「OPEC의 경찰」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 결과 유가가 계속 인상될 수 있을지,하다못해 이번에 결정된 유가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쿼타가 동결된 쿠웨이트나 심지어 쿼타가 늘어난 UAE도 앞으로 쿼타를 준수하려면 현재의 생산량을 10∼30%선까지 감산해야 한다. 석유수입을 유일한 국가재원으로 하고 있는 이들 나라들이 이같은 출혈을 계속 감수하면서 쿼타를 지켜나갈지 의문인게 사실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들이 이라크의 군사위협 때문에 당분간은 쿼타를 준수할 것이지만 결국은 다시 쿼타를 위반할 것이며 이에 따라 유가는 20달러선을 크게 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적으로 석유수요가 증가 일로에 있기 때문에 이번 OPEC회담을 계기로 유가는 계속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OPEC가 내부결속을 강화한 것은 향후 유가결정에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OPEC원유생산량 추이(단위 1천배럴ㆍ1일)
90년 1/4분기 90년 2/4분기
할 당 량 실제생산량 할 당 량 실제생산량
사 우 디 5,380 5,705 5,380 5,618
아라 비아
이 란 3,140 2,867 2,880 3,100
이 라 크 3,140 2,900 2,880 3,083
쿠웨 이트 1,500 2,055 1,500 1,885
U A E 1,095 1,992 1,800 2,037
카 타 르 371 383 367 377
인도네시아 1,374 1,133 1,230 1,217
나이지리아 1,611 1,700 1,610 1,733
리 비 아 1,233 1,283 1,233 1,250
알 제 리 827 750 760 750
베네수엘라 1,945 2,017 1,945 2,000
에콰 도르 273 280 273 280
가 봉 197 270 197 270
합 계 22,086 23,335 22,055 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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