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 부차관보 등 하원청문회 증언/북한태도변화땐 상응조치/핵안전협정등 전제조건 철회도 시사/“남북총리회담으로 새관계수립 기대”【워싱턴=이재승특파원】 드세이ㆍ앤더슨 미 국무부 동아ㆍ태담당 부차관보는 25일 미국은 호혜원칙에 따라 북한과 관계개선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고 북한이 독자적으로 상당한 조치를 취한다면 평양에 무역사무소나 연락사무소등 어떤 형태의 외교공관을 둘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앤더슨 부차관보는 이날 하원외교위 아ㆍ태소위(위원장 스티븐ㆍ솔라즈)가 주최한 「남북한 관계와 핵문제」라는 주제의 청문회증언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남ㆍ북대화의 실질적진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가입 ▲테러반대보장 ▲한국전실종 미군 유해반환등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앤더슨부차관보는 특히 이러한 요구들은 전제조건이 아니며 동시에 모두 이행할 필요가 있는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개선전망이 지난 2개월동안 한층 밝아졌다고 말하고 올가을로 예정된 남북한 총리회담이 남북한관계에 전환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증언했다.
개스턴ㆍ시거 전국무부 동아ㆍ태담당차관보는 미ㆍ북한관계개선을 위해서는 미국이 ▲무역규제완화 ▲전신전화망 개설 ▲허담같은 고위인사초청 ▲테러국명단에서 삭제등 전진적인 대북한관계개선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거 전차관보는 또 미국이 당장 평양에 외교관을 파견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당한 시기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랠프ㆍ클러프교수(존스홉킨스대ㆍ국제정치학)도 『김일성의 사후에 있을 불확실한 시기에 미국대표를 현장에 두는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러프교수는 북한의 핵무기보유설이 확인되면 ▲한국은 자체 핵개발을 서두르고 ▲일본의 핵무장 압력을 가중시키며 ▲중국,소련,미국에 경계심을 유발하는등 「파멸적인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청문회를 주관한 솔라즈의원은 남북한이 합의한 총리회담이 남북한간의 정상회담으로 발전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최근들어 한반도의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청문회요지.
▲솔라즈의원=한국과 소련은 현재 상대방의 수도에 영사업무기관을 두고 있고 노태우ㆍ고르바초프의 한ㆍ소정상회담이후 양국간의 관계정상화가 예견된다. 미국도 북한과 유사한 외교유대를 가져야 하는가.
▲앤더슨부차관보=미국의 대북한외교관계 수립문제는 조심스럽게 판단해야한다. 북한은 교차승인반대의 관점에서 미국과의 외교관계수립을 반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북한측 대표자들은 워싱턴과 평양에 무역이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구상을 지지해왔다. 북한에 외교공관을 설치한다는 것은 정부(북한)인정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우리는 북한이 스스로 상당한 조치를 취할때 까지는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평양에 미 외교공관을 설치하는것은 상호 일련의 관계개선이 끝난뒤에나 있게될 것이다. 지금은 이과정의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개스턴ㆍ시거 전차관보=미국의 대북한외교관계 수립문제는 소련의 대한국관계와 관련없이 그 자체의 이점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 북한에 미 외교관을 상주시키는 것은 북한이 미국의 깊은 관심사항인 핵안전협정가입 및 내용있는 남ㆍ북대화의 진전등을 충족시켜준 뒤에 이루어진다면 유용할 수가 있다.
▲앨런ㆍ롬버그 외교안보수석연구원=북한이 교차승인의 관계에서 외교관계정상화를 원한다면 미국은 이에 응해야 한다. 그러나 남북한사이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데 평양에 지나치게 접근하는것은 망설여진다.
▲랠프ㆍ클러프교수=미국과 소련이 서울에다 유지하고 있는것과 비교되는 어떤 형태의 외교또는 공식대표를 평양에 두는것은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솔라즈의원=미국은 대북한교역제한을 완화또는 완전철폐해야 하는것 아닌가.
▲앤더슨부차관보=대북한 상업수출은 여전히 제한돼있다. 89년도에 정부가 인가한 대북한 인도적수출액은 8백40만달러에 상당한다. 그러나 실제수출액은 그보다 적었다. 북한은 외화부족으로 대미수입능력에 제약을 받고 있는것이 틀림없다.
▲시거 전차관보=북한이 관계개선의 의사를 보이고 있음에 따라 우리는 70년대 초 중국에 대해 그랬던것과 마찬가지로 「적성국과의 교역제한법」을 추가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클러프교수=대북한무역제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무역제한의 철폐(전략물자는 제외)가 무역의 대폭증대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을 외부세계에 개방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미국과 한국에도 이익이 된다.
▲롬버그연구원=비전략품목의 무역을 자유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평양에 무역사무소를 두는데 특별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솔라즈의원=미ㆍ북한간의 무역 또는 외교관계와 관련하여 어떤조치를 취하는 경우 남한의 반응은.
▲시거 전차관보=노태우대통령의 7ㆍ7선언은 동맹국이 북한과 비군사적인무역과 접촉을 갖는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기앞서 서울과 철저히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러프교수=한국정부가 미국의 대북한관계개선행동을 반대할 것으로 믿지않는다.
▲솔라즈의원=현재 남ㆍ북한관계개선의 전망은. 김일성의 집권중 평화통일이 가능한가.
▲시거 전차관보=남ㆍ북총리회담개최 합의를 볼때 전망은 어느때에 못지않게 밝다. 논쟁이 없이 회담이 지속되면 남ㆍ북사이에 처음으로 내용있는 대화를 보게될 것이다. 김일성이 실효를 거둘 수 없는 고려연방제안을 고집하는한 평화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클러프교수=과거의 비생산적회담 역사로 보아 교착상태해결을 기대하는것은 어렵다. 그러나 이회담이 긴협상의 중요한 시발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일성이 살아있는한 한반도의 통일전망은 거의없다. 그의 죽음은 북한의 전례없는 급진적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롬버그연구원=예측하기 어렵다. 모택동과 리처드ㆍ닉슨이 미ㆍ중 화해의 극적인 전환을 가져왔듯이 김일성이 한국에 대해 같은 조처를 취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회의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