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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소,「아프간휴전」 왜 합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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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소,「아프간휴전」 왜 합의했나

입력
1990.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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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통해 제2의 니카라과 탄생 기대 작용 미/현정권 원조로 경제난ㆍ대미관계 장애판단 소/7개파벌 반군동의는 미지수【워싱턴=이재승특파원】 미국과 소련이 마침내 12년이나 끌어온 아프간내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미소 외무장관들은 내달 1일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에서 회담을 갖고 아프간내전 종식에 마지막 걸림돌이 되고 있는 나지불라 공산정권의 퇴진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 ABCㆍTV는 24일 미소양국이 아프간내전 종식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함으로써 이 문제에 관한 양측의 이견이 거의 해소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아프간문제에 관한 미소간의 합의는 양측이 각각 지원하는 반군 무자헤딘과 나지불라 공산정권의 군사적 교착상태가 촉매 작용을 했다.

공산화를 자신하고 무력개입을 한 것이 소련의 과오였다면 소련군 철수 이후 나지불라 정부군이 무자헤딘 게릴라집단에 의해 곧 붕괴되리라고 생각한 것은 미국의 오판이었다.

그동안 미소가 정치적 협상에서 팽팽히 맞서온 것은 나지불라의 처리문제. 미국은 소련군의 철수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프간협상에서 나지불라와 그의 측근 세력들의 제거를 주장했고 소련은 이에 반대했다. 미소는 선거에 의한 단계적 해결에 합의했지만 선거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과도정부의 주도권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온 것이다.

미국이 나지불라의 사임요구를 철회한 것은 무자헤딘 게릴라집단이 공산정부군을 군사적으로 압도할 능력이 없을 뿐더러 선거에 의한 자결권의 부여는 명분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선거의 공정성만 보장된다면 반정부세력의 집권도 가능하리라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미국은 니카라과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집권공산 산디니스타세력이 패배,공산정권이 몰락한 사실에 대해 크게 고무돼 있다. 부시 행정부는 아프간에서 제2의 니카라과를 기대하고 있다.

소련으로서도 하루빨리 아프간사태를 떨쳐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소련은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나지불라 정권을 유지하는데 매달 약 3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나지불라에 대한 지원은 또 회교권 및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도 장애가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미소간의 합의로 끝나지 않는다. 당사자인 나지불라 공산정권과 무자헤딘 집단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난제가 되는 것은 무자헤딘 집단들이다. 이들은 같은 회교무장조직들이라해도 지역,종파 등으로 갈려져 있다. 7개파벌의 무자헤딘집단들은 적전분열로 전력을 소모하고 있다.

아프간인접 파키스탄 역내에 회교반정부세력의 임시정부가 발족했으나 각 종파의 게릴라 및 종교지도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우선 이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급하고 또한 대나지불라 선거전에 대비,가능하면 단일후보를 내도록 결속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미국이 과연 그만한 영향력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이 레바논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니카라과가 될 것인가. 아프가니스탄은 이제 「냉전종식이후」 미소간의 협력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시험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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