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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평화 “아직도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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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평화 “아직도 먼길”

입력
199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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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반군지원 철회ㆍ대 베트남 대화제의 앞날은/크메르 루주 “중서 지원… 총버릴 이유없다”/시아누크도 미 결정 비난 항전계속 천명【타임 7월30일자ㆍ본지특약】 미국은 지난 18일 크메르 루주가 포함된 캄보디아 반군연합에 대한 외교적 승인을 철회하고 캄보디아사태해결을 위한 베트남과의 대화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카터행정부때 추진된 미국의 대베트남ㆍ캄보디아정책이 이같이 1백80도 선회한 것은 충격적일는지는 몰라도 그리 놀라운 결정은 아니다. 피로 얼룩진 크메르 루주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비윤리적 모순으로 일관돼 왔기 때문이다.

부시행정부의 대동남아 정책은 ▲캄보디아로부터의 베트남군철수보장 ▲크메르 루주의 재집권저지 ▲캄보디아 신정부출범을 위한 자유총선 실시등 3가지로 집약된다.

첫번째 목표는 지난해 9월 한때 20만에 달했던 캄보디아주둔 베트남군이 철수를 완료함으로써 성취됐다.

하지만 미국은 두번째 목표인 폴포트세력의 재집권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크메르 루주가 포함된 반군연합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이율배반적인 우를 범해왔다. 크메르 루주와의 일방적 절교선언으로 미국은 이제 사태해결을 위한 올바른 길에 접어들었다. 이같은 결정은 나아가 마지막 목표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길을 연셈이다.

미행정부의 이러한 태도변화는 캄보디아내전의 상황변화에 따른 행정부의 판단이기도 하지만 의회내 정치적 현실주의의 소산이라고 볼 수 있다.

3만병력의 막강한 크메르 루주군은 지난 6개월동안 마치 75년 프놈펜을 함락시켰을 때처럼 지방거점을 통한 포위망을 죄고 있다.

크메르 루주가 이같이 프놈펜의 훈ㆍ센정부에 위협을 증대시키는 동안 미의회의 대백악관 압력도 가중돼왔다.

미상원 정보특별위는 지난달 캄보디아반군에 대한 비밀지원금지급을 부결시켰으며 하원도 곧 이같은 결정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책전환에 따른 의회의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스테판ㆍ솔라즈의원(뉴욕ㆍ민)은 『이제 미국이 크메르 루주와 관련이 없음을 대내외에 알려줬다』며 환영을 표시했다. 행정부의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상원도 하원의 결정대로 행정부가 요청한 시아누크,손ㆍ산등 비공산반군 2계파에 대한 7백만달러상당의 공개지원금 지급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일각에서는 그간 베트남의 꼭두각시라며 상대도 안하던 훈ㆍ센과의 직접타협안도 거론되고 있다.

베이커국무장관은 2주전 부시대통령에게 이같은 제의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시는 극도의 보안과 정치적 컨센서스 도출이라는 그의 의사결정스타일에 따라 현재로서는 다음행동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어쨌든 크메르 루주는 이제 중국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다. 북경은 이번 정책결정과 관련,워싱턴에 비난을 퍼부으며 『중국은 외세의 침입에 대항한 캄보디아인들의 투쟁을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중국은 이처럼 훈ㆍ센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완화시키고 있지는 않지만 정책변화를 엿보게 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훈ㆍ센의 조부가 중국인이라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훈ㆍ센정부와의 새로운 관계정립가능성도 점치게 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이 크메르 루주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한 캄보디아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 의원보좌관은 『그들(크메르 루주)이 중국으로부터 원하는 모든 것을 받을 수 있는 한 무기를 버리고 선거에 나설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군연합내의 비공산세력도 만만치 않다. 시아누크공은 북한에 있는 그의 사저에서 미국의 결정을 「부정한 행위」로 몰아부치고 항전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했다.

캄보디아의 장래가 이처럼 불투명한 반면 베트남의 미래는 보다 낙관적이다.

베트남은 캄보디아로부터의 철군을 완료한후 미국과의 관계회복과 그들의 침체된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던 경제봉쇄해제조치를 기대해 왔다. 미국의 새로운 제안으로 베트남은 이제 15년간의 고립에서 벗어나 대미관계정상화로 나설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셈이다.

구엔ㆍ코ㆍ탁 베트남외무장관은 『우리가 수년간 기다려온 해빙무드의 시작』이라며 미국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하노이는 워싱턴과 대화에 나설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하노이의 이러한 열정을 처음부터 간파한 베이커장관은 베트남의 기대를 부풀림으로써 예상되는 미국내의 정치적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정책전환의 의제에는 베트남과의 관계정상화 결정은 없다. 다만 캄보디아문제에 관해서만 베트남과의 대화를 개시한다』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유총선을 통한 캄보디아 사태의 해결방안이 진전을 보이고 이와 병행해 미전쟁포로(POW)와 실종자(MIA) 문제해결을 위한 협력증진이 이어진다면 완전한 외교관계정상화에 이를수도 있다』는 언질을 잊지 않았다.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40여년간 끌어온 분쟁을 종식시키는 데 이러한 관계게진전이 바람직스럽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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