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선 “누군가 고의로 유포” 부인/최근 노대통령 당 운영 불편심기 소문까지○…민자당의 당직 개편설이 여야 대처상황을 틈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더욱이 이번 당직 개편설은 국회 파행운영에 대한 인책및 경색정국의 타개를 위한 대야 협상재개문제와 맞물려 거론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을 위시한 당지도부는 이에대해 『처음듣는 얘기,아직은 시기가 아니다』라든가 『당3역의 사의표명도 없는 마당에 무슨 난데없는 억측이냐』며 한결같이 일축하고 있다. 특히나 김대표는 『누군가 고의로 근거도 없는 얘길 흘리고 있다』고 불쾌해 하는가 하면 오히려 김윤환정무1장관에게 진위를 묻는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직 개편설 자체를 근거없는 낭설로만 치부해 버릴 수 없는 나름의 사정도 있는 것 같다.
현재 당안팎에서 흘러나오는 개편설의 골자는 한마디로 야당과의 공식협상 창구로 당내 민주계 인사는 곤란하다는 것. 흡사 김영삼대표최고위원과 김대중 평민당총재간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는 작금의 정치권의 판도가 이런 「주문」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설명까지 곁들여지면서 이같은 주장은 좀체로 꼬리를 감추지 않을 분위기다.
우선 의원직 총사퇴까지 감행하면서 장외투쟁의 강경노선으로 급선회한 야당이 대화정국의 조속한 복원에 선뜻 응해줄리가 만무한데다 그나마 대화창구로서 민주계를 배격하고 있는 정황에서 개편설이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표의 측근인 김동영총무를 상대로 대좌하는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얘기가 평민당측으로부터 공공연히 들려오고 있다. 게다가 과거 김대표와 「한식구」였던 이기택 민주당총재 역시 평민당과의 야권통합을 향도하고 있는 처지이고 조만간 어떤 형태든지의 통합구도가 그려질 판국에 과연 「김대표 사람」을 맞대고 대화나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당총재이자 인사권자인 노태우대통령이 최근 당운영 전반에 대해 몹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소문도 개편설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9일 노대통령은 재해대책 기금마련과 6ㆍ29 3주년을 기념해 당이 주최한 음악회에 참석했는데 좌석의 상당수가 비어있었고 행사일정이 당초 예정보다 늦게 진행되는등 차질을 빚는데 대해 『당무전반이 느슨해 진 것이 아니냐』며 일부 당직자에게 질책을 했다는 것. 사실 이번 개편설은 그이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었는데 당주변에서는 노대통령도 대야협상등 대화채널 모색의 일환으로 내심 개편을 검토할지 모른다는 미확인 관측이 무성.
결국 당직 개편설은 지자제와 안보관계법의 전향적 검토등 대야 협상카드가 구체적으로 마련되면서 좀더 무르익을 것 같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며 오는 27일의 평민당 전당대회 이후 야권의 통합움직임이 본격화된 뒤에서야 「설」의 진위가 비로소 판명될 것 같다.<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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