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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의원 사퇴서제출 파문… 여야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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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의원 사퇴서제출 파문… 여야의 반응

입력
1990.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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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없는 「반쪽국회」… 대치정국 절정/야권/장외공세ㆍ야권통합 본격 가동/고별기념촬영도… 양당 동시제출은 불발○…평민ㆍ민주당은 23일 상오 예정대로 소속의원 전원의 의원직사퇴서 제출을 강행,임시국회이후 대여투쟁에 임하는 결의를 다시한번 다짐했다.

이로써 야권은 18일의 김대중­이기택회담,20일의 김대중­이기택­김관석 3자회담,21일의 보라매공원대회에 이어 대여 정치공세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야권은 이날의 사퇴서제출을 야권통합의 계기로 몰고 가는 한편,대화와 타협의 원내정치대신 장외정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이다.

야권은 총선과 지자제의 동시실시,국회에서 변칙처리된 26개 안건의 무효화 요구등이 관철되지 않는 한 여권과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미리 쐐기를 박으면서 27일의 평민당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통합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야권은 이를위해 평민ㆍ민주ㆍ통추회의 3자에서 5인씩으로 구성된 15인 협의기구를 가까운 시일내에 구성,부산과 광주등 영호남지방에서 야권통합과 지역감정해소를 위한 대규모 군중대회를 통해 통합열기를 조성한 뒤 8월중으로 야권통합 신당을 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평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직사퇴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은 뒤 소속의원 전원이 곧바로 의장실로 가 상오 10시55분부터 한사람씩 박준규의장에게 사퇴서를 직접제출.

의원들은 줄을 서 원내부총무인 이협의원이 국회수첩을 보고 부르는 호명에 따라 서울ㆍ광주ㆍ경기ㆍ전남북ㆍ전국구의 순으로 박의장 앞으로 가 사퇴서를 냈고 김대중총재도 전국구 후보11번의 차례에 자신과 구속중인 이상옥의원의 사퇴서를 함께 제출.

박의장은 의장책상 앞에 서서 정대철의원을 시작으로 제출된 사퇴서를 한장씩 한장씩 받으면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사진기자들이 테이블을 밟고 집기를 넘어뜨리는등 북새통을 이루자 『이곳이 무슨 시장바닥이냐』고 소리를 지르는등 불편한 기색이 역연.

박의장은 사퇴서를 받아 이를 곧바로 옆에 서있는 강천구의사국장에게 주었고 사퇴서를 낸 의원들은 곧바로 의장실을 나가 평민당 총무실행.

지난 13일 이미 사퇴서를 낸 바 있는 이해찬의원은 『지난번에 이미 냈지만 평민당소속의원으로 다시한변 제출하니 함께 처리해달라』고 두번 제출의 경위를 설명했고 문공위의 방송법 처리과정에서 허리를 다친 조홍규의원은 병원에서 나와 사퇴서를 낸 후 곧바로 다시 병원으로 복귀.

박의장은 사퇴서제출이 끝난 뒤 보도진을 물리치고서 김대중총재와 김영배총무등 평민당지도부와 10여분간 대화.

박의장은 『의장이라는 공인의 입장에서 할 말이 없다』면서 『제1교섭단체에 이같은 사실을 전하고 협의기간을 갖도록 하겠다』는 요지의 심경을 김총재등에게 피력했다고 의장실 관계자가 전언.

○…사퇴서제출에 앞서 열린 평민당의총은 의원들이 나서지 않은 가운데 김대중총재와 김영배총무만이 발언.

김총재는 인사말에서 『우리는 오늘 13대국회와 고별하지만 야권을 통합해 성장시키고 국민을 위한 승리의 길에 들어섰다』면서 『한알의 밀알은 썩으면서 마지막을 고하지만 결과는 수백개의 밀알로 나타난다』고 의원들을 격려.

김총재는 『우리는 3당야합이 밝혀졌을 때 이미 의원직 사퇴를 결정하고 그 시기만을 기다려왔다』고 전제,『사퇴문제를 논의할 때 과연 전원이 이를 지지해 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무 이의없이 결정됐을 때 목이 메었다』고 의원들에게 사의를 표명.

○…민주당의원 8명은 이날 상오 8시38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의원간담회를 갖고 사퇴서 제출방식을 논의한 뒤 곧바로 국회의장실로 가 무소속 김현의원의 사퇴서를 포함한 6장의 사퇴서를 9시45분께 박상문국회사무총장에게 전달. 사퇴서 제출시기에 계속 이견을 보여왔던 김광일의원은 『정치판이란 일단 돌풍에 휘말리면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떼밀려 가는 법』이라며 「자의반 타의반」 심경을 은연중 내비쳤으나 이미 사퇴서를 제출했던 김정길의원은 『이제 승강기도 의원용이 아닌 일반용을 타자』고 말하기도.

이총재등 5명 의원은 곧장 의사당을 나와 당사로 향했는데 의사당 정문앞에서 『마지막 모습을 기록해두자』며 나란히 기념촬영.

이에앞서 가진 의원간담회서는 평민당측의 공동제출 제의를 사양하고 독자제출키로 결정. 이에대해 김정길의원은 민주당이 당초 20일로 예정됐던 제출시기를 23일로 늦춘 만큼 굳이 공동으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는데 성급한 통합을 우려하는 당내 분위기와도 무관치는 않은 듯.

민주당은 사퇴서제출에 즈음한 성명에서 『13대 국회는 3당야합의 순간 그 정치적 의미를 상실했다』면서 『특히 지난 국회에서의 민자당 폭거는 과거 유신에서조차 볼 수 없었던 극단적인 반의회적 만행』이라고 민자당을 또 한차례 비난.<정병진기자>

◎여권/강ㆍ온론 교차… 일단 협상길 모색/당무회의 2시간… YS는 정면돌파 선호

○…민자당은 야당이 의원직사퇴서를 낸 후인 23일 하오 당무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2시간의 토론에서 야당이 함께 벌이는 장외투쟁의 부당성을 성토하는 강경론이 나왔으나 결국 정국대처방안에 있어서는 협상의 묘수를 모색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토론의 주류가 형성됐으며,사퇴서 처리방법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장에게 반려를 권유한다』고 결론.

그러나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단독국회 운영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이치호ㆍ김덕룡의원과 강인섭의원은 『야당의 장외투쟁은 법치주의와 의회정치를 포기한 것이며 의원직사퇴는 직무유기』라며 주로 법해석과 원칙론적 입장에서 야당의 행동을 비난하고 언론광고등을 동원하자고 주장.

특히 이의원은 『야권에는 민주적 비판세력과 혁명세력이 뒤엉켜 있으므로 이것을 분리해 강력히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고 김의원은 의원직사퇴와 야권통합등이 김대중 평민총재의 대권욕에서 비롯되었다고 집중 비난.

또 이태섭ㆍ최운지의원 등도 이에 동조하면서 『야당이 안들어오면 우리가 단독으로 국회운영을 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경론을 개진.

그러나 박용만의원은 「날치기 통과」의 불가피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강화를,황낙주의원은 여야 모두의 반성과 여권의 유연한 대처방식을 강조.

더구나 신상우,남재희,김종기의원 등은 『사표를 반려한다면서 공격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음으로 협상카드를 만들어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 『지자제에 대한 당론을 정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현실적인 정국타개 방안을 제시.

이렇게 강온론이 교대로 꼬리를 물자 김영삼대표는 『야당생활을 오래해봤는데 야당은 항상 여당의 대응에 관심을 갖는 법』이라면서 『오늘 많이 거론됐으니 평민당에 민주노선과 폭력노선중 어떤 것을 택할지를 촉구하자』고 야당에 대한 정면대응을 선호하는 결론을 유도.

이에 김종필최고위원은 『공화당때도 강성론때문에 10ㆍ26이 나왔다』며 「기다릴 수 있는 정치」를 강조한 후 『오늘은 의장에게 권유정도나 하고 더이상의 자극적인 결의는 안하는 게 좋겠다』고 이날의 논의를 매듭.

○…민자당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 당직자회의를 열고 의원직사퇴로 대치국면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면서 지난 주말의 보라매공원 집회를 비난하는등 화전 양면전략을 구사.

이날 회의는 김영삼대표와 김종필최고위원이 윤보선 전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한 관계로 박태준최고위원 주재로 열려 주로 야권의 장외투쟁을 성토하면서 이기택 민주총재가 평민당에 합류하게된 배경을 나름대로 분석.

회의가 끝난 뒤 박희태대변인은 『야권의 장외투쟁은 오래전에 계획된 일련의 수순중의 하나』라면서 여권의 변칙법안 처리도 김대중 평민총재의 「주투종화」 전략이 유도한 것이라고 책임전가.

그는 이어 김총재의 「정권타도투쟁」 언급을 빗대 『마치 폭력혁명을 유발하려는 것 같은 우려감마저 든다』면서 『평민당은 노선을 명백히해 국민의 우려를 씻어야 할 것』이라고 역공.

박대변인은 특히 김영삼대표에게 집중적인 비난이 펴부어진 데 대해 『이는 인생무상의 정도를 넘어선 정치판의 비인간적 행태』라고 이기택 민주총재를 성토.

○…한편 박태준최고위원은 야권의원들의 의원직사퇴서 제출에 대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하고 『평민당과 김대중총재가 마치 레일을 깔아놓고 일을 벌이는 것 같다』며 그 저의를 의심.

박최고위원은 『국군조직법과 방송관계법이 어떻게 의원직사퇴의 이유가 될 수 있느냐』며 『평민당이 오는 93년을 염두에 두고 깔아놓은 레일위를 달려가는 게 아니냐』고 김대중총재의 대권욕에서 의원직사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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