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자동차산업에 대한 신규 참여제한이 풀린후 자동차업계는 가히 난맥상을 이룰만큼 경쟁이 가속화 되어 왔다. 승용차,상용차,지프 할 것 없이 잘 팔린다고 소문난 차종에는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뛰어들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판에 이번에는 다시 삼성중공업이 11톤이상 상용차 생산을 허용받게 되어 이 부문에서만도 치열한 5파전이 예상되고 있다.자동차산업이 성장산업인지는 몰라도 수출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현상황아래서 내수만을 바라보고 자동차 생산능력을 이렇게 계속 늘려가도 되는 것인지 우리로서는 전혀 자신이 서지 않는다. 자유경쟁체제하에서 기업들이 이윤을 계산하고 사업분야와 규모를 늘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국내자동차 생산업체간의 지나친 경쟁은 불필요한 외화의 낭비를 가져올 뿐 아니라 과잉생산으로 국내시장을 혼란케하고 국산자동차의 국제경쟁력마저 저하시킬 우려가 커진다는 점에서 재고되어야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올들어 우리나라의 자동차생산은 상반기중에 작년대비 약 10%가량 증가되었지만 수출은 40%가까이나 감소되었으며 대신 40%가 넘는 내수신장으로 증산자체가 순전히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일본이나 구미각국의 자동차보급수준이나 수요ㆍ공급상황을 보더라도 국산자동차가 앞으로 판로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여지는 매우 적고 갈수록 관세의 장벽은 더 높아질 것이 예상되어 지금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업계가 가지고 있는 생산능력과,확충중인 설비분만을 합치더라도 멀지 않아 생산과잉사태가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산업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오는 97년께부터 우리나라의 승용차보급이 한계에 이르러 그 이후론 신규수요보다 대체수요에 의존하는 양상을 띨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므로 지금부터 확장하는 생산설비는 몇년가기도 전에 가동률을 낮추어야할 처지로 돌릴 공산이 크다.
현재 국내 승용차 생산규모는 연간 1백50만대로서 풀로 가동할 경우 내수용을 60만∼90만대로 잡더라도 해마다 60만∼90만대씩 수출을 해야하는데,올해의 경우 30만대 수출이 고작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들리는 바로는 이미 일부에서는 올해들어 가동률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승용차 생산이 더 늘어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치열한 경쟁을 더 격화시킬 것이 뻔하다. 삼성중공업에 대형상용차 생산을 허용키로 한 상공부는 상용차외의 승용차등 다른 차종의 생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기로 했다지만,이같은 각서가 제대로 효험을 나타낸 실례가 없었다는 점은 지적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건설붐등에 힘입어 현재 특수차량및 상용차의 적체현상이 심한 것은 사실이나 기존업체들이 이미 상용차 생산확대를 위해 상당한 설비증설을 하고 있는 중이므로 멀지않아 상용차 각축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상용차부문에서 뿐만 아니라 승용차나 버스,지프부문에 있어서도 국내업자들끼리의 경쟁은 너무 치열하고 무질서하다. 이들이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 외국에 지불해야할 로열티와 부품대금만 하더라도 엄청난 액수에 달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출이 부진한 상태에서의 과격한 국내업체간 경쟁은 기술제휴한 외국자동차회사 특히 일본의 배만 부르게 해줄 것이 틀림없다. 자동차업계의 교통정리가 시급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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