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신비」속 삶의동기 느낀다/14년전통에 유일한 일반인 모임/프로급 50여명 연 굴4∼5개 발견끝없는 탐험정신을 불태우며 자연의 신비에 도취한다.
동국대 OB동굴탐험연구회(회장 한상근ㆍ40ㆍ부룡산업대표)는 14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최고의 동굴탐사 모임이다.
현재 모임의 고무인 동국대 농업생물학과 이해빈교수(56)가 지난69년 『젊은이들의 탐험의식을 고취시키고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국대 동굴탐험연구회를 만들었다. 회원들은 졸업후에도 재학중인 후배들과 지속적인 유대를 가져오다 77년 정식으로 OB모임을 결성했다.
동굴을 연구하는 대학내의 동아리는 동국대외에도 건국대 강원대 상지대 영남대 등에도 생겨나 지난 5월에는 이들의 연합체인 한국대학동굴연맹이 발족되기도 했지만 학생아닌 일반인들의 모임으로는 동국대 OB동굴탐험연구회가 유일하다.
널리 알려진 관광동굴이 아닌 미개척의 천연동굴을 찾아나서는 이들의 활동은 여타 취미생활모임과는 달리 프로에 가까운 전문적인 성격을 띠고있다.
신비롭고 오묘한 「자연의 자궁」을 들여다보듯 미지의 처녀동굴을 탐사하는데는 측량장비는 물론 산악,수중장비와 생물학술장비에다 조명장비까지 동원해야하기 때문이다.
50여명의 회원들은 「길이나 있는 곳이면 어느곳이든 간다」는 탐험정신으로 분기별 4차례의 정기탐사와 매월 1차례씩의 사전정찰을 위한 산행 등을 통해 해마다 크고 작은 4∼5개씩 의 동굴을 찾아내고 있다. OB모임이 생기기전인 71년 동국대팀이 발견한 삼척 관음동굴과 환성동굴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86년에 OB팀이 발견한 삼척의 원동굴은 현재개발 중이다.
연1회 자체발굴 성과를 평가하는 세미나와 재학생들의 조사보고를 검토,종합한 결과는 대학과 연구기관에 경험적 자료로 제공되기도 한다.
정안석부회장(38ㆍ회사원)은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동굴탐험활동을 통해 스트레스해소는 물론 삶의 진취적인 동기부여에 커다란 힘을 얻고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회사원 공무원사업가 등 직업분포가 다양하지만 동굴탐험의 매력에 끌려 아예 그 길로 동굴탐사전문가로 전업한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회원중 김진동씨(45)는 해외열성파로 미라스베이가스에서 「하나여행사」를 경영하면서 매년 1∼2차례 고국의 동굴이 그리워 귀국하고 있다.
한회장은 김씨의 초청으로 내년쯤 세계최대의 동굴인 미텍사스주의 매머드케이브 탐사계획을 추진중 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씨는 동굴속 모습이 너무 신비롭고 아름다워 8년동안 동굴촬영에 심취하다보니 동굴사진전문가가 되었다. 지난 2월에는 태백시에서 동굴사진전도 열었다.
한씨는 『동굴속에 있으면 세속에서 접할수 없는 태초의 신비와 고요함으로 무아지경에 도취된다』고 말한다.
해마다 10월초에는 지난76년 3월 강원 삼척 양토목 수직굴탐사때 조난사한 당시 대학생회원 이진황군의 명복을 빌고 무사고를 기원하는 동굴제를 올린다. 87년이후 개최하고 있는 동굴장비 전시회도 큰 행사의 하나.
이같은 연중기획은 모임을 널리 알리고 새 회원을 받아들이는 계기도 된다.
회원들은 지난1일 강원 정선∼영월지역 계곡을 보트로탐사,동굴입구 몇군데를 발견해 놓고 내달 본격탐사를 앞두고 기대가 부풀어 있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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