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연호… 마치 대선 유세장/“야 통합” 한 목청… 학생 「단체입장」도/이문옥 전감사관에 「용감한 민주시민」 표창/김총재 “나는 부산서,이총재는 호남서 출마”/피켓ㆍ현수막 자제… 「평민 황색」 줄이려 애써○공원과 주변 꽉 차
○…평민 민주 재야가 연대한 21일의 보라매공원대회는 야권이 앞으로 보일 대여투쟁의 강도를 예측케 하면서 공원과 주변을 수많은 청중이 채운 가운데 3시간여동안 계속.
주최측이 6공들어 최대 군중집회임을 주장한 이날 대회는 평민당 김영배원내총무의 경과보고에 이어 국민연합의 윤영규대표,이기택 민주당총재,통추회의의 김관석상임대표,김대중 평민당총재 순으로 한 대중연설. 이어 보석으로 출감한 이문옥 전감사관을 「용감한 민주시민」으로 표창한 뒤 결의문을 채택하고서 만세삼창으로 대단원의 막.
이날 대회장 단상에는 평민 민주당의원 거의 전원과 재야를 대표한 인사등 2백여명이 모여 단합을 과시했고 수많은 청중들은 연설의 고비고비마다 환호를 보내며 장외의 열기를 발산.
○…하오 4시 정각 대표연사들이 함께 탄 무개차가 대회장 남쪽으로부터 입장,장내를 순회하자 청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
보라매공원은 『김대중,김대중』의 함성에 묻혀버려 마치 장내는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때의 김대중후보 유세전과 같은 분위기.
15분간의 「시위」후 대표연사들이 단상에 오른 뒤에도 『김대중』의 연호는 계속됐고 간간이 『이기택』의 함성도 있었으나 묻혀버리는 상황. 연단에 오른 대표들이 청중들을 향해 함께 손을 추켜들 때는 김 평민총재가 가운데 서서 이 민주총재와 김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연출.
○…회의시작 20분전 「민중당ㆍ국민연합」의 깃발을 선두로 대형깃발 50여개를 든 4백여명의 청년들이 군중틈을 뚫고 단상 바로앞으로 진출.
이들은 빨간손수건을 흔들며 계속해서 구호를 연창.
○…이날 대회가 열린 보라매공원은 연단주위 2만여평 광장과 인근도로잔디밭을 청중들이 빽빽이 메워 지난해 여름 평민측이 주최했던 공안정국대회때보다 많은 청중이 운집한 느낌.
대회장주변에는 주최측의 사전결의에 따라 플래카드,피켓 등이 별로 눈에 띄지 않은 가운데 4자측에서 각각 띄운 4개의 에드벌룬만이 하늘을 장식했고 「드러났다 야합정체」 「분쇄하자 독재망령」 「총선으로 주권회복,통합으로 정권교체」 등의 4∼5개 플래카드가 등장.
○…대회장뒤편 도로에는 각대학의 서민학련,전대협 등의 기치를 내건 학생들이 20∼30명씩 모여 광주사태 이철규군 변사사건 등의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와 인쇄물 등을 나열해놓고 계속 구호를 외쳐대기도.
○이기택 함성은 묻혀
○…처음 등단한 국민연합의 윤영규 전교조위원장은 『모든 민주세력은 반민자당 투쟁을 위한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무자비하게 탄압받고 있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에 대한 생존권요구를 해결하는 길은 정권타도밖에 없다』고 주장.
윤씨는 또 『국회날치기 통과로 인한 국회의원 총사퇴와 총선을 결의한 평민ㆍ민주당의원들의 결연한 행동에 지지를 보낸다』고 야당의 의원직 사퇴를 응원.
○…통추회의를 대표한 김관석목사는 『이 자리는 배신의 역사에 굴종하느냐,아니면 국민의 열망으로 새 역사를 열어가느냐를 가늠하는 자리』라고 말문을 연 뒤 『정치에 환멸을 느끼기에 앞서 3당 합당으로 짓밟힌 정치적 권리를 국민의 힘으로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
김목사는 『김대중총재와 평민의원들및 이기택총재와 민주의원들이 비장한 각오로 의원직을 사퇴한 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면서 『이같은 의연한 결정이 야권통합으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언급.
김목사는 『만약 이번의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국민에 대한 무서운 배신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지방색에 기초한 정치구조를 깨뜨리지 못하는 것도 국민에 대한 무서운 기만행위』라고 지역감정 타파를 역설.
○YS행적 집중비난
○…이날 세번째 연사로 나선 이기택 민주당총재는 『김대중 총재야말로 불굴의 정치지도자』라고 추켜세운 후 상당한 시간을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을 공격하는 데 할애.
이총재는 『대통령병에 걸린 황당무계한 꿈을 꾸는 사람』 『여당생활 반년 만에 변신한 독재정권의 해결사』 등으로 김대표를 혹평한 뒤,『군사쿠데타의 혈통을 보존하려는 노태우씨가 그를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키겠는가』라며 『새로 입산한 산적에게 부여되는 약탈훈련으로 이번 국회날치기의 주역을 김씨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
이총재는 또 이날 아침 부산에서 있었던 김대표의 내각제개헌 발언과 관련,『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한 사람의 말을 어떻게 믿겠는가』라며 『대통령중심제는 국민의 피와 눈물로 쟁취된 것으로서 목숨을 걸고 이를 지키겠다』고 기염.
이총재는 특히 야권통합과 관련,『이 자리는 지역감정을 종식시켜 야권통합을 이뤄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선언하자 청중들은 한참동안 연호와 함성을 계속했고 이에 『고맙습니다』를 연발.
○“날씨도 우리편 입증”
○…이날 대회의 최고절정은 하오 5시35분 맨마지막 연사인 김대중 평민총재가 연단에 오르면서부터.
김총재는 『오늘은 유신이래 처음으로 야권의 모든 세력이 하나로 뭉치는 통합야당을 결성키로 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문을 열기 시작.
김총재는 비가 오다갠 이날의 날씨를 끌어들여 『오전까지 오던 비가 멈추고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대회장이 시원하기까지 한 것을 보면 하느님도 우리편임이 틀림없다』고 주장.
김총재는 『이 나라는 지금 보라매공원의 하늘처럼 독재적 비도덕적 국민무시의 정치라는 검은 구름에 덮여있다』고 현시국을 암울한 상황으로 진단한 뒤 『그러나 이 검은 구름도 내일의 태양을 결코 막지 못하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광명의 날이 오고야 말 것』이라고 주장.
김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야권통합의 당위성을 가장 힘주어 강조했는데 『메뚜기 이마 보다 작은 남한에서 지역감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무슨 수로 남북통일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 다음 선거에서 내가 이기택총재의 지역구인 부산의 해운대에서 출마하고 이총재가 전라도의 어느 지역을 택해 출마,우리 모두가 지역감정을 깨부수는 데 앞장서자』고 역설.
김총재는 연설말미에서 비폭력 평화적 투쟁을 거듭 강조,『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투쟁방법은 결코 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사람이 백보를 가는 투쟁으로 백 사람이 같이 한걸음을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투쟁방식이 신축적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
○사퇴서 제출 의원 소개
○…이날 연설후 김 평민총재와 이 민주총재는 사퇴서 제출의원 76명을 차례로 소개.
김총재는 연설후 『사퇴서를 제출한 의원들을 소개하겠다』며 서울ㆍ부산ㆍ경기ㆍ충청ㆍ전국구의 순으로 평민ㆍ민주당 소속의원들을 일일이 호명,연단에 내세워 군중들에게 소개.
이어 순서를 바꿔 이 민주총재는 광주와 전남북 출신의 평민 소속의원들을 같은 방법으로 소개.
김총재는 민주당 김정길의원의 결의문 낭독이 끝난 뒤 다시 연단에 나서 『평민ㆍ민주 양당 소속전원의 의원직 사퇴서제출에 대해 여러분들이 승인해 주기를 바란다』며 『13대 국회가 해산되면 이번에 사퇴한 모든 국회의원들을 또다시 당선시켜달라』고 강한 톤으로 청중들에게 호소.
○…평민당은 이날 대회가 다른 때와는 달리 민주당 통추회의 국민연합이 함께 참여하는 대회라는 점을 감안,평민당 색채를 자제하기 위해 신경.
평민당은 보라매집회를 앞두고 3일동안 방송차량을 30여대 동원해 집회를 알리는 가두방송을 했으며 플래카드 3백여개를 서울시일원에 부착했고 「날치기정권 보라매공원서 심판하자」는 제하의 평민신문 특보 1백50만부를 제작해 배포.
김태식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민자당정권은 평화적 집회인 보라매대회를 방해하기 위해 온갖 방해를 하고 있다』면서 『방해행위로 빚어지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민자당정권에 있다』고 사전경고.
민주당도 이날 대회에 가급적 많은 인원을 참석시킨다는 방침아래 서울 경인지역의 지구당별로 3백명씩,기타지역 지구당은 2백명씩 할당,약 5천여명을 동원키로 결정.
민주당은 그러나 당세와 군중집회 준비역량등을 감안할때 이날 대회가 평민당의 「황색바람」에 휩쓸려 압도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도 역력.
○…재야운동권의 최대 결집체인 국민연합은 당초 공동주최가 아닌 「협찬」을 주장했던 평민측의 반대로 시내 파고다공원에서 독자적인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의 중재에 의해 3자 공동주최로 결정되자 전노협 전농 전교조 전민련 전대협 등 12개 산하단체에서 1만여명을 동원,이번 대회를 상반기 투쟁의 결산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병규ㆍ정병진기자>이병규ㆍ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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