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을 내먹는다」는 말이 있다. 도와줘도 시원치 않을 상대방을 대상으로 이득을 취하는 부도덕한 행위나,적은 이득을 부당하게 착취하는 악행을 나무라는 뜻이 담긴 말이다. 서울 우면동 비닐하우스촌 주민 3백38명으로부터 비닐하우스 신ㆍ증설을 묵인해주는 조건으로 1년사이에 1억3천만원을 뜯어낸 용역업체의 불법행위야말로 이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무허가 건물발생방지와 철거용역업체라는 주식회사 무창인력은 그 대표자가 전과 9범이라는 전력이 말해주듯,말이 주식회사지 「주먹」 말고는 달리 자산이 있어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그런 회사와 계약까지 체결해 무허가건물발생 단속권한을 위임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모를 일이다. ◆무허가건물의 발생과 철거작업은 험한 일이어서 선뜻 용역을 맡겠다는 회사가 나서지 않아 다른 방도가 없었다는 서울시의 변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이 약하다. 설령 서울시가 무허가건물 단속과 철거에 정식공무원을 동원할만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서울시가 할일을 대행시킬 업체를 선정하는데는 최소한 회사의 성격과 인력구성등에 대한 조사라도 철저히 했어야 옳다. ◆또한 서울시의 권한을 위임했으면 지도와 감독만이라도 했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용역비 9백70만원만을 주고는 모든 것을 맡겨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사건이 터지자 관할구청의 해당국장을 직위해제하고는 할 일 다했다며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려 하고있다. ◆도대체 서울시는 왜 이러는가. 언제쯤이야 시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시정,특히 서민들의 아픈데를 치유하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참된 시정을 펴게될 것인가. 이 사건에서 적지않은 돈을 뜯긴 그 비참한 비닐하우스 주민들의 손해는 누가 보장해야 하며 이들 주민들이 주장하고 나설 아파트입주권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서울시 산하 전 공무원들이 좀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정에 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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