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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서울 외가친척 만났다/남현동 사는 외조부의 4촌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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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서울 외가친척 만났다/남현동 사는 외조부의 4촌동생

입력
1990.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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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출신”듣고 당국에 확인… 결실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자유인이된 KAL858편기 폭파범 김현희씨(28)가 21일 외할아버지의 사촌동생 임관호씨(70ㆍ서울 관악구 남현동 602의329 이화연립 A동307호)와 상봉했다.

김씨는 이날 상오9시30분 서울 중구 장충동2가 이북5도청 3층회의실에서 1천만 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의 주선으로 임씨와 임씨가족,임씨의 누나 명복씨(71) 등 7명과 만난자리에서 『죄인인 저를 찾아주신데 감격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임씨는 지난4월12일 김씨가 특별사면을 받은직후 당국에 자신의 사촌형 임증호씨(84년 개성서 사망)의 외손녀가 틀림없다며 사실확인을 요청했다.

당국은 김씨의 외가인 안동림씨 족보와 김ㆍ임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확인,모두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임씨는 88년1월15일 KAL기 폭파사건의 수사결과 발표때 김씨의 어머니가 개성출신 임명식(56)이라는 보도를 보고 「명식」이라는 여자이름이 드문데다 얼굴모습이 어머니와 닮아 북한의 사촌형 증호씨의 외손녀임을 직감했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날 청색줄무늬가 있는 연보라색 투피스에 흰구두 차림으로 시종일관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임씨가 서울에 살고있는 김씨 어머니의 여고동창생들로부터 입수한 개성 명덕여중(구 호수돈여중) 1학년때의 사진을 볼때는 『이북에 계신 부모님을 보고 싶다』며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상봉이 진행되는 30여분동안 간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북한에 있는 외삼촌들과 이모 등 가족얘기를 나누었는데 『북한에 있을때는 가족중 월남자가 있으면 성분이 나쁜 반동분자로 몰리기 때문이었는지 아무도 남한에 외가쪽 사람들이 살고있다는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이북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산가족의 슬픔을 남한에 온 뒤 뼈저리게 느꼈다』며 『어서빨리 남북간 자유왕래가 실현돼 부모님을 만나보는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관계당국에 의하면 김씨는 KAL기 폭파사건의 진상폭로로 북한의 부모가 처벌받을 것은 각오했으나 외가쪽 사람들이 이번에 밝혀짐으로써 외가마저 갖은 탄압을 받게 될지 모른다며 걱정했다.

당국확인결과 임씨는 월남전에 개성에서 김씨의 외할아버지이자 자신의 사촌형인 증호씨가 경영하던 사기그릇가게에서 17세때까지 점원으로 일하는 등 김씨의 외가족쪽 사람들과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임씨에 의하면 김씨의 어머니 임명식씨는 개성의 만월 보통학교를 졸업한뒤 호수돈에 입학,임씨가 월남할 당시에는 3학년 이었다.

김씨는 『북한당국이 외삼촌 셋을 성분이 나쁜 개성출신들이라는 이유로 아오지나 청친 등으로 강제이주시켰다가 개성이 직할시가 되면서 방침을 바꿔 그중 둘째 외삼촌(임광식ㆍ51)만 개성으로 돌아오게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건이 허락되면 외가쪽사람들과 함께 살겠느냐는 질문에 『크나큰 죄인인 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함께 살겠느냐』며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자주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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