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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청과상 페업위기/흑인 불매운동 반년 넘기며 매상 크게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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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청과상 페업위기/흑인 불매운동 반년 넘기며 매상 크게줄어

입력
1990.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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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후원회 구성등 돕기운동 움직임/미 언론 “미국의 꿈에 회의”계속 뜨거운 관심뉴욕시 한인청과상 「패밀리 레드 애플」에 대한 흑인들의 불매운동이 반년을 넘기며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가게의 주인 장봉재씨를 돕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장씨는 하루평균 2천달러에 달하던 매상이 흑인들의 불매시위가 시작된 1월중순 이후 평균 1백달러 선으로 떨어지면서 『무슨일이 있어도 가게문은 닫지 않겠다』던 당초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20일 한 한국일보 독자는 『장씨를 돕기 위한 후원회 구성을 친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잠실에서 유치원을 경영하는 김씨라고만 신분을 밝힌 이 여성는 『뉴욕의 한ㆍ흑분규가 미국에 친지를 두고 있는 나로서도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장씨를 돕기 위해 후원회를 구성하자는데 몇몇친구들과 뜻을 모으고 있다』며 안타가워 했다.

이에 앞서 최동영씨(60ㆍ상업ㆍ서울 노원구 공릉동 644의 15)는 이달초 장씨에게 보내 달라며 15만원짜리 우편환을 본사에 전해왔다.

6ㆍ25 당시 카투사로 미8군에 근무하면서 인종갈등을 처음으로 경험했다는 최씨는 21일에도 본사와의 통화에서 『장씨를 돕는 일에 끝까지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그러나 『우리 교포들이 그동안 흑인거주지역에서 이익만 취한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생겼다』며 『이를 계기로 한ㆍ흑간 상호공존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교포언론사를 중심으로 장씨돕기 캠페인이 계속돼 왔으나 국내에서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보 뉴욕지사에 따르면 뉴욕한인회와 한국일보 뉴욕지사에서는 그동안 10여만달러를 모금했으나 최근들어 성금액수가 격감하고 있다.

현지에서 모금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뉴욕한인청과상조회의 정보영회장은 최근 귀국,한국일보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추석을 전후한 「한가위축제」기간중 교민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다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또 『뉴욕한인회도 세계각지에 퍼져있는 5백만 교포를 상대로 장씨돕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씨가 폐업을 하게 되면 다른 한인업소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흑인시위대와 가급적 감정적인 대결은 피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의 미국취재 출장시 최동영씨의 성금을 전해받은 장씨는 교포들의 성금이 줄어들고 있는데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하고 『그동안 교포들이 보내준 성원이 눈물겹도록 고마울뿐』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장씨는 가게폐업문제에 대해 『가능하면 버텨보겠다』고 말했으나 전보다는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교민들의 관심이 점차 식어가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 반해 현지언론의 조명은 여전히 뜨겁다.

CBS TV는 지난 12일 저녁 인기시사프로인 「48시간」을 통해 패밀리 레드 애플사태를 중심으로 뉴욕의 인종갈등을 심층분석했다.

하오 8시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 이 프로는 장씨가 흑인시위대를 향해 『꺼져 버려』라고 고함을 지른뒤 다음 말이 선뜻 영어로 떠오르지 않자 한국말로 『여기는 내 가게다. 이 놈들아』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을 클로스업 시키고 있었다.

인기 앵커맨 댄ㆍ레더의 진행으로 이 프로는 뉴욕에서의 인종갈등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미국인의 꿈」에 대한 회의를 갖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댄ㆍ레더는 이어 『일주일 내내 하루 16시간이상 고생하며 쌓아 온 장씨의 꿈이 가게 진열대위의 물건들과 함께 썩어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CBS TV는 이보다 이틀전인 10일에도 인기 토크쇼인 「헤럴도」를 통해 이번 사태를 다루었다.

이날 토크쇼에 출연한 한 흑인변호사는 『한인청과상 앞에서의 시위는 테러행위나 다름없는 것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시위중지를 촉구했다.

또한 이 프로에 유일한 교포 출연자로 나온 교포신문기자 조백씨는 『흑인들이 소수민족이라고 하지만 한인들은 그들보다 더한 소수민족으로서 핍박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로부터의 보도에 의하면 최근에도 장씨가게 주변에는 흑인과격단체인 「12ㆍ12」의 주도로 흑인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한인회를 비롯한 교포단체들은 흑인시위대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는 대신 매스컴등을 이용한 우회적인 방법으로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한인회는 또 조만간 시당국의 미온적인 중재노력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개최를 서두르고 있다.

한인회의 한 간부는 최근 본보 뉴욕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종편견으로 인해 억울한 피해를 입고 있는 장씨를 돕기 위해 모국 동포들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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