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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통합 「뼈대갖추기」 본궤도에/평민ㆍ민주ㆍ재야 공동합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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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통합 「뼈대갖추기」 본궤도에/평민ㆍ민주ㆍ재야 공동합의 발표

입력
1990.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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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자」 촉매 원칙엔 쉽게 매듭/“상호 의심” 상존 난관 이제부터/지분등 뒤로 미루고 영호남 집회로 “분위기 먼저”○…지난 18일의 김대중­이기택회담으로 물꼬가 트인 야권통합 논의가 점차 행보를 빨리하고 있다.

20일의 김대중­이기택­김관석회담은 가능한 빠른시일내의 야권통합원칙을 선언했고,통합실무를 전담할 15인 협의기구는 오는 23일 야당의원들의 의원직사퇴서 제출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 가을정국이전에 통합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18일의 김­이회담이 합의문을 통해 20일 야권통합선언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을 때만 해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았으나 20일의 3자회담은 야권통합을 비록 「선언형식」이긴 하지만 기정사실로 규정해놓고 있다.

야권통합을 통해 범야세력이 명실상부한 단결을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고비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통합으로 가는 행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틀림없으며 이에따라 통합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사실이다.

○…야권통합이 예상외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여러요인이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민자당이 지난 임시국회를 강행,운영한 데 대한 「실망감」이 야권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

3자의 성명서는 『민자당은 반민주적 행동을 계속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장기집권음모의 일환으로 날치기라는 반의회주의적 폭거를 자행했다』면서 『민자당에 맞서는 길은 범야권이 총 단합해 국민과 함께 투쟁하는 길』이라고 야권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야권은 이러한 바탕위에서 야권통합 논의가 지니고 있는 여러측면을 감안해 철저한 속전속결 전략을 택하고 있다. 김대중총재는 『쇠는 달구어졌을 때 쳐야 한다』면서 『야권통합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지금 빨리 결단을 하지 않으면 방해공작이 교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기택총재도 민주당내에 신중론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정치생명을 걸고 이번 기회에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평민ㆍ민주당과 활발한 막후접촉을 진행시키며 서명작업등을 통해 통합을 위한 정지작업을 해온 재야 역시 통합의 조기성사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평민당은 의원직사퇴의 여세를 그대로 통합논의로 몰고가는 게 통합이 지니고 있는 명분을 활용하는 데 있어 지난 봄처럼 뒤지지 않는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또 민주당도 내부계산은 어떠하든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을 경우 통합에 소극적이라는 비난과 함께 민주당이 그동안 선점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통합논의의 「명분고지」를 위협받을 것이라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민주당이 「통합선언」 보다 「통합성명」 채택을 주장,관철시킨 것도 평민당과 다른 입지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재야는 의원직을 사퇴했을 때 통합의 골격을 마련해 놓아야만 제도권 정당인 평민ㆍ민주가 정치협상에 임하는 폭을 미리 좁혀놓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3자 5인씩으로 구성될 15인 협의기구는 통합으로 가는 최대난관인 지분과 지구당 조직책선정문제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도체제문제까지도 뒤로 돌리고 우선 쉬운 원칙적인 문제에서부터 협상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분과 조직책문제가 통합의 원칙이 합의되지 않은 가운데 성급히 논의될 경우 이해당사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통합자체가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지도체제문제에 대해서도 일부인들이 「김대중총재중심의 지도체제로 양해되었다」는 식으로 보도하자 이를 부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기택총재는 『18일 김대중총재와의 회담에서 이런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성급한 보도에 강한 불만을 보였고 김총재 역시 『책임질 수 없는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주문하는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당사자인 야권의 거듭되는 결의표명에도 불구하고 야권통합으로 가는 길이 첩첩산중의 험로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15인 협의기구가 지분과 조직책문제,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도체제문제까지도 뒤로 돌리겠다고 하는 것도 이같은 사정을 잘 말해주고 있다.

평민당내에는 「평민당이 어떻게 해서 민주당과 대등한 조건이 될 수 있느냐」는 식의 강한 이의제기가 있는 게 사실이고 민주당내에도 『통합을 서두는 게 능사만이 아니고 부산지역에 엄존하고 있는 반평민당 분위기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또 재야의 대표임을 자인하고 있는 통추회의에 대해서도 재야 일각에서 대표성에 이의제기가 있는 실정이고 인적 구성에 친평민당 색채가 짙다는 지적이 민주당내에서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

야권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가급적 통합논의를 공개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21일의 보라매공원대회에 이어 영호남을 교대로 돌며 단합을 과시하고 합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여러기준을 제시하는 대중운동을 통해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까지 세워놓고 있지만 그들 내부에는 아직도 회의적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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