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유급시한인 지난 10일을 대책없이 넘겨 재적학생의 80%이상이 유급을 당할 처지에 놓인 세종대의 사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만 되어가고 있다. 「시한 그후」 꼭 10일동안에 세종대 학교당국은 유급당하는 학생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평일은 물론이고 일요일인 15일과 제헌절 공휴일인 17일에도 수업을 강행했다. 그러나 수업거부 주동학생들의 수업방해와 절대다수 학생들의 수업불참으로 정상수업이 이뤄진 날이 거의 없었다. 18일에는 경찰병력 철수를 주장하는 시위에 근래 보기드물 만큼 많은 학생들이 참가해 경찰의 최루탄에 투석으로 맞서는 극렬한 행동까지 보였다고 한다.특히 이날 학교에 나온 학부모중 수업거부 주동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40여명의 학부모들은 총장실에 난입,회의를 주재하는 이중화총장을 끌어내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한 교문부근까지 데리고와 「공권력을 철수시켜라」고 요구하며 1시간 가량을 앉혀놓는 불상사까지 자행했다는 보도다. 또한 일부조교수들은 유급을 선별할 근거가 될 출석부 제출을 거부키로 결의함으로써 수업거부 학생들을 지지하는 의사를 분명히하고 나서기도 했다는 것이다.
학내사태가 호전되어 정상수업이 이뤄진다 해도 유급에서 구제될 학생들이 어느정도 늘어날 것인지를 장담할 수 없는 판국인데,그동안 야기된 새로운 사태들은 오히려 세종대와 재학생들을 더욱 어려운 처지속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보면서 우리는 딱하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정말로 답답한 심정이다.
일부 극렬한 학생들이야 그렇다 치자. 하지만 제자와 자녀를 누구보다도 아끼고 보호해야 할 조교수와 일부 학부모들은 어찌하여 학생들의 수업거부를 지지하고 나서야 하는지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총장을 끌고 다니며 「책임져라」고 한다해서 해결될 일이 아님을 모를 리도 없는 학부모들이 왜 그같은 무모한 행동까지 했는지에 대해 아무리해도 수긍이 가지 않는다.
어쨌거나 이 시점에서 세종대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역은 세종대인들 자신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난제를 푸는 실마리는 수업을 정상화시키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학생회가 주축이 되어 주장해온 총장직선제와 대학발전위원회 인정등 15개 요구사항은 일단 접어두고 우선 모든 학생들이 조건없이 방학중의 수업에 전원 참가해서 세종대의 달라진 모습을 국민들 앞에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그리하여 2학기 수업이 틀림없이 정상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다면 국민들은 말할 것 없고 문교당국도 유급폭을 신축성 있게 조정할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세종대의 전교수진과 동문 그리고 학부모들은 모두 힘을 합쳐 학생들이 수업에 참가하도록 유도해주는 일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다. 재단이사진이 새로 구성됐고 학원정상화대책위원회도 활동중이지만 지금 이 단계에서는 세종대인들의 자구노력을 지원하는 것 이상의 기대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세종대생들이 대량유급을 집단의 힘으로 대응한다거나 「설마 유급이야」하는 터무니 없는 불신에서 투쟁을 2학기까지 계속하려 한다면 「유급」 이상의 더 큰 불행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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