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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조선학 국제학술회 남북 학술교류의 새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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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조선학 국제학술회 남북 학술교류의 새 전기

입력
1990.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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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내학자 31명 참가승인 계기/일 오사카서 내달 3일 개막/북한서도 1백60여명 참석/종교등 11개 분야 5백5편 논문발표… 참가자 더 늘 듯오는 8월3일 일본 오사카(대판)에서 열리는 「제3차 조선학 국제학술토론회」 참가여부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한국학계의 논란이 19일 일단락됐다. 그동안 이 학술대회의 성격문제와 관련,공식적인 태도 표명을 꺼려왔던 정부당국이 대북 교류방침에 의거,31명의 국내학자에 대해 「북한주민 접촉신청」을 승인하고 추가신청에 대해서도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현재 이호재 고려대평화연구소장등 4명의 신청서류가 절차를 밟고 있고,논문발표자로 내정된 국내학자도 90명에 이르고 있어 대회참가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아시아연구소와 북경대 조선문화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사상최대의 한국학대회로 기대를 모아왔다. 총 17개국의 1천2백여 학자들이 참석해 언어,문학,역사,경제,정치ㆍ법률,사회,교육,철학,종교,문화ㆍ예술,체육,의학,과학ㆍ기술 등 11개 분야에서 5백5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이도록 돼있다.

특히 1백60여명의 북한학자들이 대거 참석해 1백33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것은 유례가 없던 일로 한국학 연구와 남북한 학술교류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전례없이 대규모로 참가단을 구성한 점 ▲대회준비위원인 경법대의 오청원교수가 조총련계 인물인 점 ▲북경대 조선문화연구소장인 최응구가 김정일과 김일성대학 동창으로 기피인물인 점 ▲「냉전구조의 해체와 아시아­태평양,한반도 지역의 쟁점해결」이라는 다분히 정치적인 주제가 중요주제로 설정된 점 ▲폐막일인 8월5일 「조선학 세계학회」를 결성할 예정인데 그 주도권을 북한측이 장악하려 한다는 점등이 거론되면서 한국측 학자들의 참가여부 자체가 미지수로 떠올랐었다.

정부당국이 명백한 태도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어학분야의 논문발표자로 선정된 서정범교수(경희대)같은 학자들은 『분위기가 가지 말라는 분위긴데 굳이 갈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요식절차를 밟기 위해 정부에 접촉신청을 냈을 뿐 승인여부와 관계없이 대회에 참석하겠다』는 강경한 의견도 있었다.

결국 당국이 대회참가를 공식허용함으로써 대회성격에 대한 논란은 뒷전으로 밀리고 「활발한 토론과 따스한 우정」이라는 대회 슬로건대로 남북한 학자들이 그동안의 연구성과들을 서로 격려하는 값진 자리가 만들어지게 됐다.

현재 참가가 알려진 북한측 학자는 최장룡 김일성대부총장,김철식 사회과학원부원장,김수경 인민대학습당연구소 연구사,김하명 사회과학원문학연구소장 등이다. 또 19일 참가승인이 난 국내학자는 금장태 서울대교수,최근덕,이대근 성균관대교수,윤내현 단국대교수 등이며 안병직ㆍ신용하교수(서울대)가 교내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모스크바대의 박미하일교수,토론토대의 백응진교수 등 해외의 대표적 한국학자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기로 돼있다.

남북 학술교류의 첩경이 해외에서의 한국학대회를 통한 교류라는 지적대로 이번 대회가 남북교류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인지는 이제 참석자들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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