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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걸고 넘어지는 대남전략(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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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걸고 넘어지는 대남전략(사설)

입력
1990.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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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돌연 오늘(19일)로 잡혀 있던 남북 국회회담 제11차 준비접촉의 무기연기를 통고해왔다. 이유도 참 희한하다. 우리 국회의 복잡한 사정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화가 됐건 제의가 됐건 그들의 대남행위가 일관되게 우리 내부의 교란과 그들의 이른바 통일전선전략 성취에 있어왔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쯤되면 증세로는 매우 종증인 것 같다. 이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야 할 남북한에 진정한 대화나 화해는 정녕 불가능한 것인지 다시한번 한심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본래 북한의 자세가 변화됐다고 볼 만한 증좌는 없었다. 하지만 동서독의 변화,한소의 실질적인 관계개선 등 변화하는 세계의 여건들이 완고한 김일성의 생각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랐었다. 그래서 조건과 전제들을 뛰어넘으며 남북대화의 유지에 온갖 힘과 정성을 쏟아왔던 것이다.

한소 정상회담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모든 남북대화를 전면 거부한 지 1주일만인 지난 6월20일 남북 고위급회담과 국회회담 준비회담의 재개를 제의한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이에따라 남북 고위급회담은 오는 9월초 서울에서 제1차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고,그에앞서 남북 국회회담 준비접촉도 19일 열기로 정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북한이 갑자기 회담 이틀전에 우리 국회를 트집잡아 일방적으로 무기연기를 통고해온 것은 북한이 과연 남북대화를 원하고 있는가 하는 똑같은 질문을 다시 던지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이 제시한 국회회담 연기이유가 우리 국회의 혼란과 파행성에 따라 『이런 위기상황을 앞에 두고 정상적 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 데 이르러서 우리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아직도 1백% 투표에 1백% 찬성이라는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주제에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빌미를 준 우리 국회는 물론 자성해야겠지만 그것은 우리 내부의 문제이지 결코 대북한문제가 될 수 없다.

북한은 그동안 각종 회담을 연기할 때마다 팀스피리트훈련이나 있지도 않은 콘크리트장벽의 철거등 생트집을 내세웠다. 그 뿐만 아니라 남한이 정치적 소용돌이로 휘말릴 때면 이를 이유로 남북대화를 중단시키고 대남 정치선전으로 혼란을 부채질해왔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이번 북한의 국회회담 예비접촉의 일방적인 연기통고는 그들의 전략이 한치도 변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 줄 뿐이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남북한 주변상황의 변화를 결코 그대로 흘려서는 안될 것이다. 판문점의 범민족대회에 남쪽의 사회단체의 참여를 유도키 위한 정치선전같은데 연연하지 말고,남북 고위급회담과 국회회담등 가동중인 각급 회담에 성의있게 임하는 것이 통일을 단축시키는 첩경이라는 것을 똑똑히 인식해야겠다. 그리고 북한의 폐쇄정책이나 위장평화공세는 평화통일에 방해요소이며 격변하는 국제사회에서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달아야겠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노태우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8월 모스크바에서 각료급 회담을 제의해오는등 한소수교를 목전에 두고 있다. 북한은 이제 동서화해의 세계조류속에서 국제고아가 되지 말고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한의 신뢰구축에 성의있게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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