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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결집 순탄한 첫걸음/김대중­이기택회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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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결집 순탄한 첫걸음/김대중­이기택회담 의미

입력
1990.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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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 공조 강성정국 “합치”/“조기 총선” 배수진 여권협상 움직임 쐐기/야통합엔 평민 적극ㆍ민주 신중 다소 진통○…김대중­이기택회담은 의원직 사퇴서 제출에 대한 공동보조는 물론 대여 공동투쟁원칙 합의까지 도출해내 야권의 향후 정국대응이 강성 일변도의 입장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두 당총재들은 의원직 사퇴에 이어 장외투쟁의 공동개최를 통해 단합을 과시한 뒤 이를 야권통합에 연계시켜간다는 공동투쟁 전략을 밝히고 있다. 이와함께 두 사람은 『조기총선 및 지자제선거의 동시실시와 임시국회 날치기 통과의 악법이 시정되지 않는 한 어떤 협상에도 응할 수 없다』고 여권의 협상움직임에 미리 쐐기를 박았고 나아가 내각제개헌에 대한 반대를 천명하는 등 두 당의 공조가 장기적 구도아래 이뤄지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따라서 향후 정국은 여야의 첨예한 대결이 불가피해졌고 극한경색의 대립형태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가장 많은 논의의 시간이 할애된 부분이 야권통합문제였고 김대중총재가 상대적 적극성을 보인 반면 이기택총재가 원칙에 동의하면서도 신중론을 편 끝에 이같은 결론이 이뤄진 것.

김총재가 야권통합이 지니고 있는 명분을 내세우며 속전속결을 주장했기 때문에 이총재의 신중론은 한계성을 지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통합의 형식에 대해서도 김총재는 재야가 동등자격으로 참여하는 3자통합을,이총재는 평민ㆍ민주가 2자통합을 한 뒤 재야의 동참을 유도하는 「선 2자 통합」을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통합을 위해서는 지난 봄의 통합협상에서 여실히 보았듯이 수많은 난관이 가로놓여 있어 실무차원의 문제가 어떤 형태로 매듭지어질지는 전망이 매우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두 당 총재들은 이날 회담에서 앞으로 개최될 장외집회에 공동연사로 참석해 야권이 단결돼 있음을 과시하면서 야당붐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는데 이는 야권통합이 넘어야 할 지역감정 해소방안의 일환이 되고 있다.

이날 회담으로 야권은 범야가 결집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셈인데 이를 구체적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평민당은 이날 회담의 성과가 20일의 야권통합 결의발표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의원직 사퇴 결정의 야권통합으로 구체화될 것을 크게 기대하는 눈치.

김대중총재는 회담이 끝난 뒤 곧바로 당사로 돌아와 기다리고 있던 의원들에게 회담결과를 설명했는데 회담성과에 대해 매우 흡족한 표정.

김영배원내총무는 『회담이 잘 되었다고 본다』면서 『20일 통합원칙이 공표되면 야권통합은 가장 큰 고비를 넘기는 셈』이라고 강조.

조세형정책위의장도 『이제 야권이 본격적인 단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면서 『민자당이 오늘 회담결과를 보면 정국운영에 대한 생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

평민당은 지난 봄부터 재야를 야권통합협상의 상대자로 인정,줄기차게 3자통합을 주장하면서 재야가 통합협상에서 중재역할을 해주길 기대해왔기 때문에 20일의 3자회담 성사 자체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또 민주당의원이 주축이 된 4명의원이 선수치듯 의원직 사퇴서를 내고 민주당이 이에 동조하며 평민당의 동참을 촉구할 때만 해도 불쾌감과 함께 당돌하다는 반응을 보여왔는데 야권통합에 대해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이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평민당이 야권통합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 봄 당내 서명운동등 통합을 둘러싼 의견불일치로 통합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는 점을 불식시키고 아직도 당내에 엄존하고 있는 서명운동 가담세력들을 의식했다는 측면도 있다.

○…민주당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전반적으로 크게 환영하면서 회담직후 열린 정무회의에서 이를 만장일치로 추인했으나 야권통합에 대해서는 다소의 해석차이를 노정.

민주당은 총선과 지자제 선거의 동시실시 보장이 없는 한 협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해 평민당이 대여 단독협상을 통해 협상의 과실을 독점하는 것을 사전에 봉쇄했다고 보고 있으며 내각제에 대한 반대를 미리 분명히해놓은 것도 민주당 주장이 반영되었다는 입장이다.

이기택총재는 당사에 돌아와 『김총재는 통합에 역점을 둔 반면 나는 사퇴관철과 총선실시에 역점을 둬 다소의 이견이 있었다』고 말해 야권통합을 놓고 진통이 있었음을 시인.

이총재는 『김총재가 20일의 3자회담때 선언을 하자고 주장했으나 나는 우선 결의를 한 뒤 설득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통합결의선에서 합의가 됐다』면서 『김총재는 평민당을 3∼4년간 지도해 왔으나 민주당은 아직도 창당과정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예의 신중론을 피력.

당내에서는 이와관련해 벌써부터 이론이 나오고 있는데 김정길 이철 노무현의원 등 당내 야권통합 서명파의원들은 이번 회담의 합의가 평민ㆍ민주당 및 통추회의를 동등한 세 축으로 하는 3자통합을 약속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눈길.<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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