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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은의 오만/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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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은의 오만/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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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설된 동화은행은 1백17만명이 넘는 많은 주주로 화제를 모았었다.이북출신과 그 친인척들에게 주주자격을 부여했는데 처음에 예상한 20만∼30만명보다 몇배나 많은 사람들이 주주로 참가해 우리 사회에서의 이북세를 실감케 하는 한편 신설은행으로서의 동화은행의 성장가능성을 예견케 했다.

실제로 동화은행은 지난 6월 창립 10개월 만에 총수신액이 1조원을 넘어서 금융계의 주목을 끌었다.

동화은행은 또한 소유와 경영이 사실상 분리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고 있었다. 엄청난 소액주주들로 구성됐으므로 경영이 특정 소유그룹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10개월여가 지난 지금 오히려 경영이 소유를 지배하고 있는 듯한 양상이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8월 자본금 2천억원을 증자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을 「주인」이 아니라 「봉」으로 여기는 행태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자본금을 2천억원 더 늘리면 주주들은 한사람당 27주를 배정받게 된다.

주식의 액면가격은 5천원이지만 발행가격은 7천원이므로 18만9천원씩을 청약하면 되는데 동화은행 경영진은 한사람당 27주외에 15주를 더 청약,29만4천원을 청약금으로 내달라고 통보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한가지. 혹시나 실권이 생기는 경우에 주식을 더 주겠다는 것. 만약의 경우에 실권이 생기면 새로 청약을 받아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미리 돈을 더 내달라는 얘기다.

은행업무가 번잡하니 주주들이 대신 덮어쓰라는 격이다. 8월부터 청약한 돈은 9월24일에 가서야 환불을 시작하므로 돌아가는 맥락을 미처 모른 주주들이 42주를 다 받는 줄 알고 청약하면 1천억원이 넘는 돈이 1개월이상을 은행에 무이자로 묶여 있게 된다. 은행은 이 돈으로 돈놀이를 하게 되고 게다가 일부 주주들은 또 은행측이 업무편의를 위해 29만4천원이 아니라 3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입금시켜달라고 요청하더라고 하소연 하기도 했다.

이것이 탈법은 아니다. 그러나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주인에 대한 무시인 것은 분명하다. 최근 지점확장과정에서 껄끄러운 루머까지 나도는등 뒤숭숭한 마당에 동화은행은 쉬운 길만을 택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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