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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한반 54명중 1명만 생존도/이틀째 철야발굴… 곳곳 시신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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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한반 54명중 1명만 생존도/이틀째 철야발굴… 곳곳 시신즐비

입력
1990.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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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병원선 환자사망ㆍ대피소동○…마닐라와 필리핀북부를 강타한 지진의 진앙지인 카바나투안시의 크리스턴대학건물 붕괴현장에는 녹색교복차림의 학생들이 파편더미에 깔린채 신음하고 있었으며 곳곳에 구두와 볼펜,노트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비참한 모습.

느닷없는 지진으로 이 대학 6층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통에 하오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교수들과 학생가운데 상당수가 미처 대피하지 못해 파편더미에 묻혀 버렸으며 건물은 그야말로 눌려진 샌드위치 모양으로 남아 있었다.

현장에 나가있는 군인들과 적십자 구호요원들은 서치라이트와 플래시 불빛에 의존해 철야로 생존자 구조와 시신의 발굴작업을 계속했으며 부근에는 수백명의 학부모들과 피해학생들의 친구들이 나와 이를 지켜보며 기도를 올리기도.

이곳에는 당시 대학생들과 부속 중고교의 교사ㆍ학생들을 포함,모두 5백명가량이 있다가 일부만이 용케 대피했으며 파편더미에 깔린 학생들중에서는 17일 상오현재 1백여명이 구조되고 35명만이 사망자로 확인돼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

○…고교 2학년생 로이티ㆍ가와바트양(14)은 사고당시 갑자기 벽이 흔들렸으며 천장이 무너지고 온통 암흑이 되자 서로 부둥켜 안거나 서로의 이름을 불러댔으며 큰소리로 기도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마침 14번째의 생일을 맞이한 세난도ㆍ멤핑군은 3명의 친한 친구들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하자고 초대했었는데 같은반 학생 54명이 모두 파편더미에 깔려 결국은 그 혼자만이 유일한 생존자로 남는 비극을 겪게 됐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고교 1년생 에드랄린ㆍ디노군(13)은 『수업중 갑자기 학교가 흔들리더니 벽돌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우리는 달아났지만 목없는 시체들이 널려있는 것을 목격했고 어떤 아이들은 피를 토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

○…필리핀 민방위국 관계자들은 마닐라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던 7명의 환자들이 정전으로 산소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숨졌으며 다른 환자들은 주사병을 매단채 거리로 뛰쳐나갔다고 밝혔다.<마닐라=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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