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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 대학생 40여명 몰사/필리핀 지진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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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 대학생 40여명 몰사/필리핀 지진현장 스케치

입력
1990.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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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시 전역엔 임시휴교령/아키노 책상밑 피신후 “쿠데타보다 더 무서워”/불 지진연구소선 “사상 최강도 8.4” 주장○…지난 85년과 76년 각각 멕시코시티와 중국 당산시를 강타한 리히터 진도 8.1 8.3의 지진보다 강력한 진도 8.4의 강진이 발생한 필리핀의 본도 루손도에는 6층짜리 대학건물이 그대로 가라앉아 수업중이던 40여명의 학생이 떼죽음을 당했는가 하면 곳곳에서 산사태와 함께 도로가 붕괴되고 화재가 발생.

강진이 엄습한 시간은 하오4시26분(현지시간)으로 퇴근준비를 서두르던 마닐라시민들은 건물이 흔들리자 놀라 거리로 뛰쳐나왔으며 중심쇼핑가를 가득메웠던 시민과 관광객들은 대피처를 찾느라 한동안 아비규환.

수분간 계속된 여진으로 건물의 유리창이 박살나고 금이 간 건물조각이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머리위로 쏟아져 부상자가 속출해 마닐라의 병원마다 상처를 치료받는 인파로 들끓었다.

○…지진이 발생한 순간 대통령궁에서 몇몇 상원의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던 코라손ㆍ아키노 대통령은 건물이 흔들리자 재빨리 탁자밑으로 들어가 30여초동안 대피.

30분뒤 정신을 차리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아키노대통령은 『지난해 12월의 군부쿠데타때 책상밑으로 숨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탁자밑에 들어갔다』고 시인,사람이 일으킨 쿠데타보다 천재지변인 지진이 훨씬 무서운 것임을 입증.

아키노대통령은 자신이 몸을 숨기고 있는 동안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현재의 재난이 공황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위해 시민들은 사재기나 상점약탈등 범법행위를 자제하고 모든 상점은 정상영업을 하라』고 당부.

○…아키노대통령은 이어 한시간여만에 국영TV를 통해 『신에게 우리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기도를 올리자』고 촉구하며 안정을 회복할 것을 호소.

아키노대통령은 또 피해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마닐라시의 각급학교에 임시휴교령을 하달.

○…3백7명의 사망자를 냈던 지난 1968년의 마닐라지진이후 필리핀 최악인 이번 지진의 강도는 리히터지진계로 최고 8.4까지 기록.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물리학연구소는 이번 지진의 진도를 8.4로 측정했는데 이 수치는 지난 76년 중국 당산지역에서 65만5천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강도 8.3의 지진보다도 강한 것.

이외에 일본기상청과 미콜로라도주 골든에 위치한 지질연구소 리히터지진계엔 각각 7.5∼8,7.7의 진도로 기록됐는데 이 수치도 지난 6월21일 5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이란북부지방의 지진과 맞먹는 수준.

○…가장 극심한 피해가 난 곳은 진원지에서 가까운 하계휴양지 바기오시.

필리핀의 여름 수도로 초호화호텔이 즐비한 바기오시는 지진으로 호텔건물들이 완전히 붕괴되거나 반파됐는가하면 전기와 통신이 두절,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

이곳에 위치한 미군휴게소 캠프 존헤이의 한 관리인은 초특급호텔인 하이야트리전시호텔의 로비프런트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으며 또다른 특급호텔인 네바다 호텔의 출입구도 붕괴됐다고 말했다.

관리인은 또 지진이후 수시간동안 여진이 계속,미군기지내의 건물7채도 붕괴됐으며 이때문에 생존자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상자는 늘어날 것같다고 덧붙였다.

○일선 즉시 해일경보

○…필리핀에 강진이 발생하자 일본은 바로 자기나라의 남부해안지역에 해일경보를 발동,역시 「지진열도」다운 기민성을 과시.

일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감지한 순간 구주와 오키나와도일대에 해일비상령을 내려 해수욕객을 피신시키고 어선의 출항을 금지시키는등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었으나 예상되던 해일이 밀려들지 않자 3시간만에 이를 해제.

○우리교민 피해없어

외무부는 16일 필리핀지진과 관련,하오 7시30분 현재 우리 교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현지공관에서 보고해 왔다고 발표했다.<마닐라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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