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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회담 확정… 준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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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회담 확정… 준비 본격화

입력
1990.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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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기 첫 김포 착륙 최대 관심/경호ㆍ경비 제외 천여 요원 필요/“광고효과 막대” 호텔 유치경쟁/“대결” 오해없게 차는 외제 검토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이 오는 9월4일께로 확정됨에 따라 정부는 분단이후 최초의 총리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회담준비 주무부처인 통일원은 연일 회의를 열고 도상연습을 실시하는가 하면 의전 경비 숙박 통신 항공 등 구체분야별로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갖는등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이번 총리회담이 준정상회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어느 남북회담보다도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이를위해 범정부적 기구를 구성한다거나 특별한 대책반을 만들지는 않을 계획이다. 다만 남북 및 북방교류협력조정위원회등 기존의 관계부처 협의기구를 활용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실무자들간의 회의를 수시로 열어 준비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특히 정부는 통일원 남북대화사무국을 중심으로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면서 관계부처간 유기적 협조체제를 유지토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북한측에서 오는 대표단 수행원 기자 등 모두 90명의 인원을 맞기 위해 경호ㆍ경비를 제외하고도 최소한 1천여명의 준비요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기록될 부분은 북한 「조선민항」기의 김포착륙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간 직항로가 개설됐다는 의미뿐 아니라 소련 아에로플로트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수의 항공사가 이용하는 김포국제공항에 마침내 북한항공기가 착륙한다는 사실이 남북관계에 역사적 사건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측은 지난 85년 적십자회담 대표단의 항공기 이용 왕래를 북한측으로부터 제의받고 보안상의 이유로 거부했었으나 이번에는 북측의 제안을 가능한 한 받아들인다는 입장에서 항공기 왕래를 수용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오는 8월8일 북한측과 항로ㆍ관제 등 실무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며 교통부등을 중심으로 김포공항 이용방법ㆍ공항내 의전절차 등을 구상중이다.

정부는 그러나 김포공항이 최근 항공기 급증으로 체증을 빚고 있는 점을 감안,일반여객기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도착행사를 치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느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대표단은 김포 도착시 공항브리지가 아닌 트랩을 통해 내린 뒤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는등 간단한 환영행사에 참석한 후 곧장 공항 구내에서 승용차에 탑승,숙소인 시내 호텔로 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대표단의 숙소인 호텔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을 우려했으나 의외로 호텔들이 서로 대표단을 유치하겠다며 경쟁을 벌여 즐거운 모습이다. 호텔들은 회담일인 9월4일께가 비수기인 데다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남북 고위급회담의 대표단을 유치함으로써 막대한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

호텔은 지난 85년 고향방문단 교환시 숙소로 사용된 워커힐호텔이 유력시되고 있으나 북한측에서 새로운 장소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강남지역의 특급호텔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회담이 향후 남북 관계개선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내에서도 부처별로 대표단 또는 수행원에 포함되기 위해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총리와 군대표를 빼고 5명밖에 남지 않는 대표를 놓고 외무부 통일원 경제기획원 상공부 교통부 체신부 등 모든 관련부처가 뛰고 있어 대표단 구성은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고위급회담이 향후 남북 관계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능한 대로 북한측을 자극하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회담을 진행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는 지난 3일 제7차 예비회담이 열리기 전 노태우대통령이 우리측 회담대표들에게 내린 훈령에서도 잘 나타난다. 노대통령은 훈령에서 『사소한 문제에 개의치 말고 북한의 주장을 적극 수용,회담을 성사시키라』면서 『국가원수를 모독하더라도 대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우리측은 북한측의 항공기 이용 제안 등을 즉각 수용했으며 회담준비 과정에서도 「대결의식」으로 비쳐질 만한 요소는 일체 없앤다는 방침이라는 것. 정부는 회담대표단에 제공할 승용차도 당초에는 국산인 그랜저를 생각했으나 북한측에 우리의 우월감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점을 의식,북한측과 같이 외빈용 벤츠로 준비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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