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는 예정대로 이른바 쟁점법안들을 「날치기」 통과,추악한 1백50회 국회를 마감했다. 정말 이럴 수 있는가. 이것이 2천년대를 지향한다는 「새 정치」의 참모습인가. 이제는 이런 한탄보다 우려가 앞선다. 추태와 변칙만이 존재했던 우리의 의회,우리의 정치가 앞으로 이 나라에 가져올 것이 무엇인가에 우려를 지나 불안을 갖게 된다.이번 근 한달간의 임시국회는 폭력,폭언,의사방해,힘에 의한 불법,변칙,날치기 등이 횡행하는 헌정사상 최악의 무질서와 난장판으로 일관했다. 특히나 마지막날 본회의장서 새로운 유형의 날치기 수법을 동원함으로써 국민에게 또 한차례 충격을 안겨주었다. 절대의석을 가진 거여민자당은 이러고도 민주주의와 국민의 이름을 들먹일 것인가 반문하고 싶다.
무엇이 급해 이렇게 서둘러 변칙을 강행했는가. 걱정속에 지켜보는 온국민의 시선을 감안해서라도 냉각기간을 두어 야당과 마지막 절충을 최대한 시도하는 노력을 마땅히 보였어야만 했다.
이같은 무리한 변칙적 국회운영은 당장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시키고 있다. 첫째는 무엇보다 국가적 불안이다. 모든 부문의 모범과 중심이 되어야 할 국회가 난장판이니 물가,증시,사회,교육 등이 온전할 리가 없다. 변칙과 무리는 민주발전의 천적임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정국의 급속한 냉각,파국조짐과 정치의 표류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평민당은 변칙처리된 의안의 무효선언과 함께 장차 반민자당장외투쟁을 펼칠 것을 계획하고 있고 민주당의 이기택총재등 모든 의원과 무소속의원등도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여 정국불안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다음으로 국민의 정치와 국회불신이다. 지금까지도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민주화작업의 본산인 국회,특히 새 정치를 내건 3당통합후의 새 정치가 이정도일진대 어느 누가 정치와 국회에 따뜻한 눈길을 보내겠는가.
따라서 이같은 국가적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치인들은 깊이 반성,심기일전이 있어야겠지만 지금의 경색된 상황은 이것을 쉽사리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의 방치는 사태의 악화만을 가중시킬 것이고 따라서 차원높은 정치적 처방,정치적 결단이 시급히 요청되는 시점인 것이다.
먼저 여야가 이성을 되찾아 정치를 일으키는 일이다. 그러려면 뭐니 뭐니 해도 거여인 민자당이 앞장서 사과하고 양보와 아량의 자세를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거여 출범후 첫 국회를 이꼴로 만들었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3당통합을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민자당이 거여다운 대도로 정국을 원만하고 과감하게 운영하지 못할 경우 장차 노정권의 국정운영에도 큰 시련을 자초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평민ㆍ민주 등 야당도 「소수의 비애」를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지난날과 같은 무조건 강경투쟁,극한투쟁,결사반대의 자세는 결코 국민의 호응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국민의 뜻이 담긴 당당한 반론과 이의는 결코 의석수로 누룰 수가 없는 것이다.
국민은 오늘의 정치상황을 개탄하면서도 침묵하지만 언제까지나 구경꾼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더이상 자해 자상 행위로 국민을 분노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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