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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부족시대」 앞당겨 질수도/원전 한두개 고장나면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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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부족시대」 앞당겨 질수도/원전 한두개 고장나면 대혼란

입력
1990.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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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폭발적 급증… 장기예측 번번이 틀려/소비 사상 최대이던 지난 10일 예비율 7%지난 10일 하오 2시부터 3시사이의 시간당 전력수요가 1천6백54만㎾를 기록,전력예비율(공급능력기준)이 사상 최저인 7%로 떨어지는등 7월들어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전력부족시대」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력부족현상이란 문자그대로 전력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현상.

전력부족현상이 닥치면 대형정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 60년대초까지 겪어야했던 제한송전이 불가피해진다.

당시에는 그러려니 할 수 있었으나 생활수준이 엄청나게 향상된 요즘에 제한송전이 실시된다면 상상도 못할 엄청난 혼란이 야기된다.

또 산업생산활동도 중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후진국이나 공산권 일부국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력부족현상을 걱정하게 된 것은 최근 수년간 전력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해온데다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

지난 80∼86년 사이 한전의 전기판매량 연평균 증가율은 8.8%였으나 87년부터 89년사이에는 연평균 13.4%씩 늘어났다.

한전에 의하면 올 한햇동안 판매량은 13% 증가하고 내년에는 10.4%,92년에는 10.1%가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전력공급능력은 내년에 6.6%,내후년에는 6.1% 증가에 그칠 뿐이다.

전력부족현상은 전력예비율을 들여다보면 더 구체적으로 예견된다.

전력예비율이란 연중 최대수요에 대한 총발전설비량이나 공급능력의 여유분을 백분비로 나타낸 것으로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발전설비기준으로 올해의 예비율은 25.9%(공급능력기준은 14.4%)이나 내년에는 13%(〃 8.9%),내후년에는 9.1%(〃 4.7%)로 급격히 낮아지게 된다.

발전설비기준과 공급능력기준에 따라 예비율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전체발전설비중 일부는 정기점검이나 고장수리상태여서 실제로 모든 발전설비가 전력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설비기준으로 적정한 예비율은 25%,최악의 경우에도 17%선이어야만 전력부족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발전소 한두개가 불시에 고장이 나거나 예상보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경우를 상정해야하므로 이 정도의 예비율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92년까지의 예비율전망은 올해까지는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으나 내년부터 93년사이에 우리나라는 상시적인 전력수급불안정을 겪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력수요가 사상 최고였던 지난 10일의 경우 전력예비율은 공급능력기준으로 7%였다. 공급능력기준으로 따졌을때 5∼7%가 위험수준의 예비율로 간주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이날의 전력사정은 위기일발이었다고 할 수 있다.

1백만㎾급 원전하나가 이날 고장이 났더라면 만만치 않은 혼란이 뒤따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의 전력수요급증은 ▲전기요금의 계속적 인하(86년 이후 25.7%) ▲주택건설촉진 및 상업용빌딩 증가 ▲여름철 냉방수요 증가등의 원인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자부와 한전의 안일한 공급대책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동자부와 한전은 지난 86년 현행 전원계획의 골간이되는 「장기전원개발계획」을 수정한 이후 수요예측이 크게 빗나갔음에도 3년이 지난 89년에야 이를 수정하는 안일함을 보였고 이나마도 반년앞을 못내다보았다는 지적도 있다.

발전소건립이 주민들의 반대등에 부딪쳐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91년 9월 착공예정인 태안화력 1ㆍ2호기등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입지선정조차 못하고 있어 단기 수급뿐 아니라 중장기전력수급에도 차질을 빚게될 상황이다.

동력자원부는 이같은 상황에서 13일 오랫동안 가동을 중단해온 울산1호기등 3기의 발전소를 재가동하는등 공급능력을 최대한 확대,현재 1천7백70만㎾ 수준인 하루 공급능력을 1천9백50만㎾로 늘려 예비율을 14.9%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자부의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력부족시대가 곧 닥치리라는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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