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자금 바닥에 설상가상 각종 「돌출악재」/정부 「부축카드」없어 속수무책… 위기 치달아증권시장이 파행상태로 치닫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종합지수 7백선이 힘없이 무너지고 6백90선도 붕괴되는 주가폭락속에 거래도 극히 부진,증시가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갔다.
증권감독원을 비롯한 증권관계기관들은 일제히 대책회의를 소집하는등 비상태세에 돌입했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속수무책의 상황이다.
증시는 지난 4월말 6백80선까지 폭락했다가 청와대의 확고한 증시부양의지표명 및 5ㆍ8대책으로 회복국면에 접어든 후 6월초 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종합지수 8백선까지 올라갔다가 그이후 한달가까이 계속 내리막 행진을 벌이고 있다.
종합지수가 7백선 이하로 내려가기는 지난 4월30일이래 두달여만에 처음이며 이에 따라 주가는 연초(9백8)에 비해 2백20포인트(24%)나 떨어졌다.
거래량은 지난달 중순부터는 하루 6백만주 수준으로 줄어들더니 최근에는 5백만주선에도 못미치고 있다.
연초 활황기에는 2천∼3천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했었다.
특히 증시안정기금이 최근 내고 있는 하루평균 주문량 2백∼3백만주를 제외하면 일반투자자의 주문은 미미한 수준이다.
고객예탁금은 1조2천억원대로 연중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연초의 1조7천억원에 비하면 4천5백억원이나 줄어든 규모다.
특히 5월초 설립된 증안기금이 두달여동안 1조원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는데도 주가는 떨어지고 증시자금은 썰물빠지듯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최근의 증세를 12ㆍ12때나 5ㆍ8조치때보다 더 심각한 상태로 받아들이고 있다.
종합지수 8백44를 기록하자 2조8천억원의 은행자금을 증시에 투입했던 12ㆍ12조치나 지수 7백선이 무너졌을때 대통령이 나섰던 5ㆍ8대책때보다 주가수준도 낮을뿐더러 여러 증시내외 요건들도 더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반투자자중에 주식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정도로 매수심리는 실종돼 있는데다 이를 가속화시키는 각종 악재들만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이번 주가급락의 직접적 계기가된 임시국회의 파행에 따른 정국불안감,방송사ㆍ학원사태등 사회불안감,계속되는 무역수지적자등 어두운 소식 일색이니 어찌보면 주가하락이 당연하다는 논리도 가능케된다.
특히 종전 위기상황과 다른점은 정부로서는 「12ㆍ12」「5ㆍ8」등을 통해 가능한 정책수단들은 거의 다 동원한 상태라 새롭게 내놓을게 없다는 것이다.
증권감독원ㆍ협회등이 13일에 비상회의를 소집하는등 부산을 떨었지만 결국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예상되는 증권사고 대비책 마련정도 였다는 점이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또 한차례 파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증시를 안정시킬만한 묘수를 찾아내기 위해서 증권정책은 물론 금리ㆍ통화ㆍ부동산등 관련정책전반에 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때가 온것 같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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