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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법안 통과 제2라운드… 법사위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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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법안 통과 제2라운드… 법사위 안팎

입력
199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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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ㆍ저지 숨바꼭질… 심야까지 “급박”/야,회의장 선점… 위원장 감시/「광주」 유족 10여명,위원장실서 실랑이… 경위 동원 제지/여선 「속전속결」 속 3차례 개의시도… 번번이 실패 허탈○여야의원 백여명 몰려

12일은 제1백50회 임시국회에서 「가장 긴 하루」로 기록될 것 같다. 법사위 대격돌을 앞두고 여야는 아침부터 당무회의ㆍ의원총회 등 잇단 대책회의를 갖는가 하면 쟁점법안 처리시점인 「H아워」에 쏠린 여야의 시선은 내내 긴장돼 있었다.

이날 법사위 의제에 오른 법안은 계류중인 광주관련법안과 전날 해당 상위에서 여당 일방처리로 넘어온 군조직법,방송관계법 개정안 3건,남북교류관계법 3건 등 모두 23개였지만 초점은 당연히 광주ㆍ군ㆍ방송관계법안.

평민당이 상임위에 쳐놓았던 1차 저지선을 뚫고 나온 법안들이 법사위 한곳으로 몰려 전장이 바짝 압축된 이날 강행통과와 실력저지가 불꽃을 튀기며 맞부닥치면서 지루하고 긴 시간이 밤까지 계속된 것이다.

특히 민자당은 이왕 일방처리라는 수단을 선택한 이상 본회의까지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게 여론의 비판등 파장을 극소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기회포착에 분주. 반면 평민당은 본회의란 최종관문이 있긴 하나 법사위 저지가 가장 효과적이라 보고 이곳에 마지노선을 쳐 법사위 회의장과 그 주변엔 소리없는 긴장이 종일 맴돌았다.

파행으로 점철된 이번 임시국회의 단면은 1백여명의 여야의원들이 몰리고 보좌관들까지 방청석을 메워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계속되는 이날 풍경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김중권법사위원장은 하오 10시45분께의 시도를 포함,3차례나 회의장 진입을 애써봤지만 번번이 평민당의 인의 장벽에 부딪쳐 실패,그뒤 여야의원들은 위원장실에서 TV시청 등으로 12일 하루 일정을 모두 허송.

이에 13일 상오 0시10분께 민자당 의원들이 운영위원장실에서 자체 회의를 열기 위해 모두 사라졌는데 평민 의원들은 다시 이들을 찾기 위해 숨바꼭질.

○고성ㆍ욕설 한때 험악

○…이에앞서 김위원장은 하오 6시께에 대책협의를 위해 운영위원장실로 김동영 민자당총무를 방문. 귀빈식당으로 옮겨 20여분간 회동이 계속되는 동안 위원장실에는 전계량씨등 광주관련단체 관계자 10여명이 박상천의원의 소개로 찾아와 민자당의 유수호 강신옥의원 등과 민자당의 광주보상법안을 놓고 논전. 이들은 『민자당안은 광주문제의 치유책이 될 수 없으며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라며 선 명예회복을 요구.

이러던 중 김위원장이 들어오자 방문객중 이광우 전남대행정대학원장이 일어나 「책임자 처벌」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일방적으로 낭독. 김위원장은 『얘기는 듣겠지만 성명서 낭독은 안된다. 이게 무슨 짓이냐』며 고성으로 이를 제지하다 끝내 경위를 동원,이 과정에서 광주관련자들이 『국민의 대표를 이럴 수가 있느냐』는 등의 고함과 비난으로 맞서고 정상용의원도 심한 욕설과 삿대질로 여야의원들을 싸잡아 공격하는등 한때 험악한 상황을 연출. 결국 한차례의 여야 대책회의 끝에 하오 7시30분부터 9시까지 식사를 위한 「휴전」.

○평민 기세에 여도 놀라

○…이날 법사위에는 회의예정시각 30분전인 하오 1시30분께 30여명의 평민의원이 대거 출동,회의장과 위원장실ㆍ소회의실 등 회의운영이 가능한 모든 곳을 선점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하오 2시께부터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 민자당 의원들은 평민 의원들의 자못 「결연한」 모습에 놀란 표정이면서도 일단 농담과 웃음으로 유화의 제스처.

민자당의 법사위 소속의원들이 위원장실에 나타나자 평민당은 10여명의 의원들을 지원부대로 증강파견했고 상임위원장실은 주인은 없이 객들로 만원.

이런 가운데 평민 의원들은 『오늘은 허리가 튼튼한 사람들만 왔다』고 조홍규의원 부상사건을 꼬집는가 하면 『이 정도면 본회의장에서 하는 게 낫겠다』(강신옥의원)고 응수하는등 막간에 가시돋친 설전을 계속.

하오 2시20분께 민자당 상임위원장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중권법사위원장은 평민당의 기세에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많이들 오셨구먼』이라고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에 대해 「환영사」.

○비공개 절충도 무위로

○…이후 여야는 간사접촉등을 통해 절충을 시도. 여기에서 민자당은 타상위 회부안건과 광주보상법안을 모두 상정해 국군조직법등 타상위 안건을 일단 처리할 것을 주장. 이에맞서 평민당은 『광주관련법은 물론 민자당이 일방통과시킨 각종 법률안을 심의할 수는 없다』면서 광주관련법안의 광주특위 회송을 요구하고 개의 자체를 저지할 것임을 통고.

김위원장은 좀처럼 상황이 호전되질 않자 하오 2시40분께부터 타상위 의원들을 퇴장시킨 채 비공개로 여야 법사위원 간담회를 개최,직접 대야 설득작전. 그러나 이도 무위에 그치자 일단 하오 3시께 민자당 의원들만 전격적으로 회의장에 입장해 한때 민자당의 정면돌파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허경만 조승형의원 등 평민 의원들은 김위원장을 에워싸 자리에 다시 앉힌 뒤 전신을 막아 결국 김위원장의 회의장 행은 불발.

○광주법 싸고 막간 논쟁

○…이렇듯 무기력하고 소모전적인 양상에 속이 상한 듯 여야의원들은 광주보상법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 민자당 의원들이 이날 마련한 광주보상법 수정안의 정당성을 강조하자 정상용의원(평민)은 『차라리 「거지법」을 만들지 그래. 광주문제를 돈 몇푼 가지고 해결하려 들면 감정적인 얘기가 나온다』면서 흥분하는 바람에 한때 분위기가 고조.

아무 실익없는 논쟁속에 시간만 흐르자 김위원장은 『따로따로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모으자』고 다시 제의했고 평민당 의원들은 『민자당만을 내버려두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고 거부한 채 김위원장의 「움직임」을 감시.

하오 4시께 평민당 간사인 조승형의원이 평민당측에 합류하자 김위원장은 『이제 간사도 왔으니 서로 헤어져 간담회를 갖자』며 『정 못가겠으면 평민측이 위원장실을 쓰고 우리가 나가서 소회의실을 이용하겠다』고 통사정.

이에 평민 의원들은 일단 위원장실 밖으로 철수했는데 박상천의원(평민)은 보좌관들에게 『문을 지키다가 민자 의원들이 나오면 즉각 연락하라』고 엄명을 내리기도.<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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