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ㆍ수천단위 주문 사라져/1∼2백주 「고사리손」이 대종/“증안기금만 외로이”거래 70%차지○…이번달들어 증시에서는 주식을 파는 일반투자자들만 눈에 띌뿐 주식을 사는 고객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각 증권사마다 일선점포를 통한 일반투자자의 매수주문은 사라진채 본점 법인영업부에서만 증안기금이 주식을 사들일 뿐이다.
이같은 일반매수세 실종으로 「일반팔자」「기관사자」의 전형적인 침체기양상이 뚜렷해져가고있는 가운데 일반매수규모가 지난해의 10%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일일평균 거래량이 2천만주였으나 지금은 25%수준인 5백만주에 불과한데다 이중 60%가량은 증안기금이 주문을 낸 것이어서 결국 일반매수 규모는 지난해의 10%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실제 돈있는 일반 투자자는 없고 이미 신용융자등으로 크게 손해본 고객들만 손해를 만회해보려고 발버둥쳐 일반매수세는 최악의 상태로 취약해진 셈이다.
○…요즈음 증권사로 들어오는 매입주문서에 적힌 매입량을 보면 취약해진 일반매수세가 잘 나타난다. 전달까지만 해도 수천주씩 매입주문을 내는 고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1백∼2백주가 주종을 이루고있다. 또 수십주의 매입주문을 내는 일반투자자도 적지않게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일거에 수만∼수십만주씩 매입주문을 내며 일반투자자들의 매입을 유도했던 큰손들이 최근 정부의 사정활동에 크게 몸사리며 증시에서 손을 떼자 그야말로 고사리손들이 잔챙이 매입주문을 내고 있는 형편이다.
큰손들은 사정활동으로 몸을 사리는 반면 일반투자자들이 매입주문을 내지않는것은 「주식은 이미 물건너갔다」는 심리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객예탁금이 연중 바닥수준인 1조2천억원대에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연초대비 종합주가지수가 20%이상의 등락률을 보이는 등 투자해봤자 손해볼것이 뻔한 마당에 주식을 살리는 만무한 것이다.
○…일반매수세가 실종된 가운데 증안기금만이 외로이 「사자」에 나서 「증안기금장세」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1일로 모두 1조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인 증안기금은 이번주들어 개입강도를 종전보다 높이며 미수 및 신용정리매물소화에 급급한 형편.
지난 5월 하루평균 1백66억원,6월 1백98억원씩 매입주문을 냈던 증안기금이 이번주들어서는 9일 6백억원,10일 5백억원등 매입규모를 3배가량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총거래대금중 60∼70%를 차지,증안기금을 제외한 일반매수세는 미미한 셈이다.
전주까지 증안기금의 거래체결률은 60%수준이었으나 대규모개입에 나선 이번주부터는 주가관리를 위해 주당 1백∼2백원씩 높게 주문을 낸 탓에 거래체결률은 90%수준으로 높아졌다.
○…증시전문가들은 별다른 악재는 없고 간간이 호재성 풍문이 나도는 가운데 증시가 맥을 못추는 점을 들어 당분간 일반매수세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증안기금이 미수 및 신용매물등 급한 매물을 상당량 소화해주며 증시제반여건이 회복되고 남북관계가 뚜렷하게 개선되면 일반매수가 늘어나겠지만 조그마한 악재가 돌출할 경우는 그나마 취약한 일반매수세가 아예 사라져버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증시자체에 근본적인 회의를 품고있는 일반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웬만한 변화가 없는 한 힘들것이란 지적인 것이다.<유영환기자>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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