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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쟁점법안 상위 기습 상정… 국회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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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쟁점법안 상위 기습 상정… 국회 어디로

입력
199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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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미 또 혼미… 정국 “일촉즉발” 긴장/2차례 3역회의 결렬… “더 못 기다려” “할 테면 해봐”/야 의원 화장실 간 사이 전격 상정 문공위/마이크 빼앗자 육성 개회 소동도 국방위○…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한 여야의 현격한 이견과 문공위 폭력사건으로 혼미를 거듭해온 제1백50회 임시국회는 그나마 「기대」를 한순간 모았던 10일의 3역회담이 합의도출에 실패한 후 민자당이 쟁점법안의 단독상정ㆍ심의에 돌입함으로써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돌발사건으로 기록될 문공위 폭력사건에 대해 민자당이 강경입장을 고수,김영진의원(평민)에 대한 징계요구에 이어 이날 형사고발ㆍ고소조치까지 취함으로써 경색정국은 일촉즉발의 위기국면까지 자아내고 있다.

▷3역회담◁

○…여야는 문공위 사태 이후 경색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파행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이날 상ㆍ하오에 걸쳐 두차례 3역회담을 갖고 절충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결렬.

이날 상오 11시께 시작된 1차회담은 점심식사까지 함께 하면서 3시간 동안 진행돼 무엇인가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한때 자아내 관심이 집중.

1차회동에서 민자측은 ▲국군조직법 ▲광주보상법안만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고 ▲6월 임시국회 최대의 현안인 방송관계법과 지자제관련법은 「7월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절충안을 제시.

이같은 절충안은 방송관계법 개정과 관련,각계 의견수렴 절차를 밟자며 공청회 개최를 주장한 평민측의 요구를 민자측이 수용함으로써 이뤄졌는데 민자당측은 내심 최대 역점법안인 3개 법안(국군조직법ㆍ방송관계법ㆍ광주보상법) 중 2개 법안처리를 관철시킨다는 실리를 겨냥했던 듯.

그러나 평민측은 민자측의 「분리처리」안을 수용할 듯하면서 거듭 지자제 실시(정당공천제 허용)보장을 촉구. 이때 민자측은 『우리는 연내에 지자제를 반드시 실시할 것』이라며 평민측이 절충안을 받아들이면 지자제 협상에서 신축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협상 여지를 시사.

○…2차회담은 장시간 동안 진행된 1차회담과 달리 40분 만에 끝났는데 회담장을 나온 평민당 3역들은 『아무 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 『끝장났다』며 머쓱한 표정.

민자측의 「분리처리」 절충안을 당 수뇌부에 보고한 뒤 2차회담에 들어갔던 평민당 3역들은 『모든 법안을 6월 임시국회 이후로 미루자』면서 『그러나 추경 심의는 지자제 실시와 연계한다는 우리당의 방침은 불변』이라고 1차회담때의 신축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강경자세.

그러나 김동영 민자총무는 『국회가 평민당 국회냐』며 고함을 지르고 『이제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표결강행처리가 불가피함을 최후 통첩.

이때 평민당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해보려면 해봐라』고 맞고함을 치며 회담장을 퇴장.

○…1차회담이 끝난 뒤 김용환정책위의장은 『여야 4당체제하에서의 합의사항을 전제로 협상에 임하자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해 평민측이 지자제 실시와 관련해 정당공천제 허용을 거듭 주장한 점을 암시한 뒤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개정문제는 계속 검토, 정기국회에서 본격협상을 하자는 민자측의 제의에 평민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

그러나 2차회담이 끝난 뒤 국회운영위원장실로 돌아온 김동영 민자총무는 상기된 표정으로 『의회민주주의는 타협과 다수결의 원리가 기본원칙』이라고 전제한 뒤 『이젠 더이상 끌려갈 수 없다』고 말해 ▲국군조직법 ▲광주보상법 ▲방송관계법 등 주요법안을 강행 표결처리할 방침임을 강력히 시사.

○…1차회담 직후 평민당의 조세형정책위의장은 『합의된 게 하나도 없다』고 발표. 민자당측의 「분리처리」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평민당은 2차 회담에서도 지자제법과 국군조직법의 고리가 풀리지 않자 본연의 강경방침을 재확인.

2차회담이 끝난 직후 김영배총무 신순범총장ㆍ조세형의장은 굳은 표정으로 총재실로 직행,김대중총재에게 보고 겸 대책을 숙의한 뒤 회담내용을 설명.

김총무는 『민자당은 국군조직법과 광주보상법을 이번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하고 우리는 국군조직법과 방송구조개편안의 처리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

▷국방위◁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심의하려던 10일의 국방위는 평민 의원들의 상하오에 걸친 끈질긴 의사진행 방해로 3차례 정회를 거듭하다 5분여 동안의 질의ㆍ응답만을 치른 채 11일 심의를 계속키로 유보.

이날 상오 10시10분께 법사위에서 돌아온 국군조직법 번안과 기타 안건을 놓고 김영선위원장이 개의를 선포하자 권노갑의원(평민 간사)이 위원장석의 마이크와 의사봉을 빼앗아 들고 심의를 미룰 것을 요구.

이에 이광로의원등 민자당 의원들이 『평민 의원만 국방위원이 아니지 않느냐』고 맞서 여야가 서로 입씨름을 하다 『다른 안건만 처리하고 정회하겠다』는 김위원장의 약속에 일단 수습.

이어 정회후 곧바로 소회의실에서 있은 의원간담회에서 이한동 옥만호 김종곤의원 등 민자당측은 『일단 심의에 들어가 충분한 토론을 통해 여야합의를 이뤄내자』고 평민의원들을 설득.

하지만 유준상 권노갑 정웅의원 등 평민당측은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법』이라며 『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3역회의 결과에 따라 정기국회에서 합의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

이어진 여야간사 접촉에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민자당은 상오 11시30분께 일방적인 회의강행을 시도,한때 팽팽한 긴장감. 평민 의원들이 의사봉과 마이크를 모두 치워버리자 김위원장은 육성으로 개의를 선포했지만 평민 의원들은 당3역회담 결과를 보자며 더이상의 진행을 저지.

이러자 김위원장은 『위원장 능력없으면 그만두라』는 등의 민자당 의석의 항의와 불평이 빗발치는 가운데 못 이긴 척 10여분 만에 역시 육성으로 2차정회를 선언하고 당3역회담이 끝날 때를 대기.

하오 5시께 당3역회담이 아무 소득없이 끝나자 국방위 회의실은 민자ㆍ평민 양당의 타상위 소속 「의원 지원부대」가 4∼5명씩 몰려오고 여야가 따로 대책회의를 갖는등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

하오 5시15분께 민자당이 회의를 시작하려 하자 정대철의원까지 가세한 평민 의원들은 또다시 위원장석을 에워쌌고 김위원장은 마이크 와 의사봉 없이 회의를 속개. 민자당이 곧 이어 김종호의원의 질의순서까지 진행하자 회의장 주변에선 한때 강행처리방침이 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기도.

하지만 평민 의원들이 『세계사에 이런 상임위 운영은 없다』 『양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등의 비난을 퍼붓고 민자측이 『무엇이 양심이냐』면서 맞고함을 치는등 소란이 계속되자 김위원장은 15분 만에 다시 정회. 그뒤 민자 의원들만의 대책회의에서 산회를 결정,결국 국군조직법 심의는 11일로 이월.

한편 이날 1차정회 도중 정웅의원이 TV프로에 출연해 제시한 미국군제 내용에 대한 반박자료를 놓고 이상훈국방장관과 정의원이 삿대질과 고함을 주고받는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 정의원이 『내 자료는 국방부가 준 것이다. 국방부가 둘이냐』며 비난하자 이장관이 『국방부 욕하지 마쇼. 국회 끝나고 봅시다』라며 응수해 감정이 촉발된 것.

▷문공위◁

문공위는 하오 5시 3역회담이 결렬되자마자 민자당 의원만으로 방송구조개편관련 3개 법안을 기습 상정.

이민섭위원장은 3역회담 결렬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위원장 직권으로 회의를 소집했고 회의에는 문공위 소속 16명중 민자 의원 9명만 참석.

이위원장은 3개 법안이 상정되었음을 알린 뒤 『제안설명과 검토보고는 유인물로 대체하겠다』고 말한 뒤 2분 만에 정회를 선포해 「소임」을 완료했는데 문공위에서 평민당측 파수병 역할을 하고 있던 조홍규의원(간사)은 때마침 화장실에 가 있었던 상태.

화장실에서 의사봉 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조의원은 회의장으로 뛰어들어와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는 가운데 법안상정을 한 것은 무효』라고 소리쳤으나 이위원장은 제안설명과 검토보고까지를 유인물로 대체해버린 뒤 정회를 선포해버려 만사휴의.

조의원에 이어 뒤늦게 뛰어온 평민당의 이동근의원과 조세형의원 역시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한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주장.

문공위는 폭력사태의 앙금이 채 가시지 않아 의사일정 합의를 위한 간사접촉마저도 안돼 회의가 위원장 직권으로 하오 2시에 소집되었으나 3역회담이 방송법문제를 거론하자 그 추이를 지켜보며 회의소집을 미루고 있었던 것.

▷예결위◁

이날 하오 3시께 속개된 예결위는 평민당 의원들이 당 3역회담 결과등 여야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참여한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계속 불참하자 민자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개의를 선언한 뒤 1분 만에 또다시 정회.

김용태위원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정회를 선포하자 민자당 의원들은 『언제까지 기다릴 것이냐』고 평민당측 불참에 불만을 표시했고 이승윤부총리등 국무위원도 머쓱한 표정으로 국무위원대기실로 돌아가면서 지친 모습.

2차 3역회담이 결렬로 끝난 직후 김위원장은 하오 5시반께 민자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속개선언과 함께 추경예산안을 상정. 이때 평민당측 의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몰려와 『함께 상정키로 해놓고 약속을 안 지키느냐』고 항의했고 민자당 의원들은 『약속대로 처리했다』고 답변.

30여분간 양측 의원들은 함께 참석한 가운데 「질서정연한 입씨름」을 계속했고 김봉조(민자),유준상간사(평민)는 옆방에서 별도의 협의를 계속.

하오 6시10분께 김위원장은 또다시 속개를 선언,『내일(11일) 상오 10시 추경예산안에 관한 정부측 제안설명을 듣고 심의에 들어간다』며 산회를 선포.<정병진ㆍ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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