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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변당한 정문교/탑승차 짓밟히는 수난(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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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변당한 정문교/탑승차 짓밟히는 수난(등대)

입력
199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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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유급시한 당일인 10일상오 세종대캠퍼스는 경찰2개중대가 정문주변에 삼엄하게 배치돼 있는데도 여전히 혼란상태였다.학생들은 농성장으로 사용해온 군자관과 잔디밭 등에서 간간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상오9시부터 시작된 1교시 23개강좌는 대부분 수강학생이 2∼3명에 불과했다.

일부 강의실에는 교수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날 상오10시께 웃음을 띤채 세종대에 나타난 정원식문교부장관은 그래서 더욱 어색해 보였다. 관계자 1명만 대동한 정장관은 정문을 통해 70여m를 걸어 들어와 본관앞에서 이중화총장의 마중을 받았다.

『불행한 사태를 막읍시다』 『수업을 참관하러가시죠』

정장관은 이총장과악수를 나누며 보도진에게 포즈를 취해준 뒤 2백여m 떨어진 강의실까지 걸어서 가겠다고 하다 이총장의 만류로 학교측의 서울3 거3674호 로얄살롱승용차에 탔다.

그러나 승용차가 불과 10여m쯤 갔을때 『장관 나가라』는 고함이 들렸고 한학생이 『유급시킬테면 시켜봐라』며 앞을 가로막았다.

순식간에 승용차는 학생 2백여명에 둘러싸여 옴쭉달짝 못하게 됐다. 직원 10여명의 필사적 저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학원 자주 쟁취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승용차 보닛을 두드리고 헤드라이트와 차문을 차기 시작했다.

그래도 앞으로 나가려던 승용차는 음료수캔이 날아들고 한 학생이 차위에 올라가 발로 밟자 후진했다가 겨우 포위망을 뚫고 정문앞 경찰의 방어선 뒤로 피했다.

당황한 운전사는 차선도 찾지 못한채 우왕좌왕하다 직원들이 손으로 차를 밀어준 덕분에 간신히 어린이회관 쪽으로 방향을 잡고달렸다.

세종대의 산적한 학내문제는 정장관이 빠져나간 뒤에도 정문을 봉쇄한 경찰의 방패안쪽에 그대로 남겨진 채 곪아터지고 있었다.

왜 수업을 거부하면서 총장직선제를 쟁취해야 하는지,또 왜 그것을 그토록 고집스럽게 거부해야 하는지,세종대사태는 이제 문제의 핵심이 감정의 격랑속에 묻혀버린채 정처없이 표류하고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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