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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총통화증가율 22.9%/7년만에 최고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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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총통화증가율 22.9%/7년만에 최고치 기록

입력
1990.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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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발표 「통화동향」/목표 21% 크게 웃돌아/하반기도 5조이상 공급계획/6월엔 21.2%올 상반기중 총통화증가율이 평잔기준으로 22.9%를 기록,지난 83년 상반기이후 7년만에 최고의 증가세를 보였다.

통화당국은 하반기에도 평잔기준으로 최소한 5조원이상을 공급한다는 방침이어서 연간 통화공급 억제선은 사실상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한은이 발표한 「90년 6월 및 상반기 통화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중 시중총통화(현금+은행예금)는 한달사이에 7천4백50억원이 늘어 21.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에는 모두 3조4천4백65억원이 시중에 추가로 공급돼 반기 전체증가율은 22.9%였다. 이는 당초의 억제선인 20∼21%를 2%포인트가량 넘어서는 것으로 지난 83년 상반기의 23.5%이후 반기별 증가율로는 최고수준이다.

이처럼 총통화증가율이 7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말의 증시부양책등으로 불어난 높은 수준의 통화가 올해로 이월된데다 올들어서도 계속되는 경기부양책으로 정책자금이 대거 풀려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은은 하반기 통화운용을 3ㆍ4분기중엔 19%대로 억제선을 설정,1조3천억원가량을 공급하고 4ㆍ4분기 중엔 15%대로 설정,3조8천억원가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목표는 정책자금의 지속적 방출,추경등 정부예산집행의 확대,경상수지흑자에 따른 통화확대 등으로 지켜지기가 어려운 실정이어서 통화팽창에 따른 물가불안기조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실 무시한채 「19% 유지」만 되풀이/4ㆍ4분기중 증가율 11%선 억제를 전제/악재 산적… “탄력운용”불구 사실상 불가능(해설)

한은이 발표한 올상반기중 통화동향은 그증가세가 7년만에 최고일정도로 높아 물가불안기조의 해소와 관련,통화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과제임을 다시한번 강조해준 셈이다. 그러나 하반기통화를 전망하는 대목에서 정부는 『당초의 통화공급목표(19%)를 수정없이 유지하겠다』고 밝혀 놓고서 구체적 세부계획은 이목표를 지키기가 사실상 어려운 내용들을 담고 있어 말과 정책의 괴리를 표출하고 있다.

한은은 하반기 통화운용계획에서 『우리경제의 당면과제는 물가안정기조의 회복』이라고 전제,향후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부계획에서 우선 3ㆍ4분기중의 증가율을 19%대로 억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경우 4ㆍ4분기중엔 증가율을 무려 11%대로까지 낮춰야만 연간전체증가율이 가까스로 올억제상한선인 19%선에 걸치도록 돼있어 연간억제목표를 「수정없이 유지하겠다」는 선언과는 달리 사실상 불가능한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더구나 하반기 중엔 통화당국 입장에서 시중돈을 거둬들일 일은 별로 없고 돈이 방출될 악재(특히 2조원의 추경 예산등 재정집행)들만이 놓여있어 잘해야 17%선에서 묶으면 다행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 때의 연간 증가율은 상반기중의 22.9%와 함께 계산하면 20%선으로 나와 억제선을 1%포인트가량 벗어나고 있다.

한은은 연간 총통화증가율을 19%로 억제하는게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수정없이 유지하겠다」는 뒤끝에 탄력적운용이란 말을 붙이고 있다.

한은이 이렇듯 애매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재무부는 한발 더 나아가 하반기 총통화증가율을 19%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어 통화당국의 입장이 아직 「마찰중」임을 드러내고 있다. 재무부의 통화정책주무부서인 이재국의 강만수 국장은 지난 6일 전경련초청 조찬간담회에서 『하반기중에 국민주의 매각유보,추경예산의 편성등으로 여건이 어려워졌으나 총통화증가율을 19%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를 19%로 관리하게 되면 연간증가율은 21%가 돼 억제목표선을 2%포인트나 초과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과잉통화공급이 물가불안기조와 갖는 연관성이다.

지난 6월중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뛰고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2∼13%로 예상,발표하자 노태우 대통령은 그 직후 『경제각료들은 진퇴를 걸고 물가를 한자리수에서 잡으라』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현 경제팀은 하반기 경제운용의 최대역점을 물가안정에 두고 소비억제 등 각종대책을 내놓으며 물가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는데 이때 전제된 것이 총통화증가율 19%였다.

따라서 총통화증가율 19%라는 기초가 무너지게 되면 물가 전망과 대책도 전반적으로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화당국이 통화억제목표선이 사실상 붕괴되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뚜렷이 밝히지 않고 있는것은 최고통치권자의 물가안정의지에 대한 부담때문으로 분석되고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물가변동과 임금ㆍ통화ㆍ성장의 관계분석」이란 제목의 실증적 연구논문을 조사통계월보5월호에 게재하면서 종전과 달리 논문의 사전배포등을 하지 않았다.

통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적지않은 실증분석들이 나와있지만 이 논문은 지난 81∼89년중의 실증자료분석을 통해 통화증가가 실질 GNP증가를 유발하지만 통화증가후 3분기가 지나면 물가상승률이 실질GNP증가율을 크게 앞질러 인플레이션 유발효과가 더큰 것으로 지적됐다.

이 논문에 대한 한은의 소극적 태도는 통화문제와 관련,다른 부처와의 커다란 마찰을 피하며 적당히 넘어가겠다는 의사의 또다른 표현인 셈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추상적 언어의 반복 속에 실제적으로는 통화가 당국의 강력한 억제대책이 없는 가운데 시중으로 풀려나가 물가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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