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관계 총리와 회담… 상호협조ㆍ노조 분열 막기로 합의/「대권차지」 야망실현에 한발짝 더 접근폴란드 자유노조지도자 레흐ㆍ바웬사(47)는 7일 마조비에츠키 총리와의 회담을 계기로 폴란드 최고지도자로서의 위신을 회복하는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은 「상처뿐인」 승리였다.
개혁속도에 관한 이견과 바웬사의 대통령직 출마의사 표명등으로 지난 2개월여동안 자유노조 내부에 심각한 불화를 노정시켰던 바웬사와 마조비에츠키는 이번 회담에서 쌍방간의 정치적 휴전과 국익을 위해 상호협조키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마조비에츠키총리는 그의 내각에 참여중인 공산당각료 4명중 3명을 해임하고 당초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던 의회 및 대통령선거를 앞당겨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는 바웬사가 지난 5월 대통령출마의사를 표명하면서 끈질기게 주장해오던 것으로서 이의 관철은 바웬사의 정치적 승리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또 지난해 9월 마조비에츠키총리 취임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급속도로 잃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바웬사가 건재함을 과시한 것으로 차기대통령이 되고자하는 그의 야망실현에 한발짝 더 접근했다는 전망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1년전만해도 바웬사의 영도아래 단결된 모습을 과시했던 자유노조가 분열상을 「공식확인」한 것이라는 점을 주목한다면 그의 승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다. 즉 마조비에츠키는 그를 총리로 지명했던 바웬사의 노선에 「굴복」하기 보다는 「결별」을 선택했다. 7일 회담에서의 「정치적 휴전」이라는 표현자체가 이를 분명히 설명해준다. 또한 마조비에츠키가 바웬사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배경도 바웬사의 정치공세로 중단상태에 빠진 의회내 경제개혁입법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지적에 이르면 바웬사가 거둔 승리의 한계는 보다 선명해진다.
바웬사는 지난 5월 현 자유노조정부가 정치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직접 개혁을 이끌겠다며 대통령직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바웬사는 마조비에츠키 정부의 소극적 입장으로 80년 계엄령을 주도했던 야루젤스키가 여전히 대통령에 머물러 있고 의회의원의 65%가 아직도 공산당원이거나 공산당의 동조자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혁이 제대로 진척될 수 없다는 것이 바웬사의 대통령출마의 변이었다. 바웬사의 지적은 한편으론 옳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만 이러한 난국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 그의 독선이 여지껏 쌓아올린 도덕성에 흠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대통령출마를 반대하는 자유노조인사들을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자유노조시민연합으로부터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마조비에츠키총리 정부를 「겁쟁이」라는 등 인신공격적 발언마저 서슴지않았다.
이러한 독선에 자유노조의 대다수 인사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바웬사는 자신의 지지자들과 공산당의 위성정당인 농민당과 민주당을 제휴시킨 새로운 정당을 창설하려는 움직임도 노골화 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자유노조의 기관지 「가제타 비보르차」의 편집장은 바웬사측을 겨냥,『우리를 겁장이라고 비난하는 자들은 돼지들』이라는 극언마저 내뱉기에 이르렀고 자유노조내부에서도 지식인 그룹을 중심으로 반바웬사정당을 창설하기 위한 움직임이 표면화 됐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때 이번 바웬사마조비에츠키의 회담은 현단계에서 자유노조의 분열로 얻을 것이 없다는 인식하에 양세력이 시한부 휴전에 합의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또다시 재연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유동희기자>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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