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많아도 문제고 너무 적어도 탈인 모양이다. 고등교육의 왕국인 미국에서는 질보다는 양적 팽창만을 거듭해온 대학교육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가 최근에 와서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학위보다는 기능인 양성에 주력하는 학제를 채택하고 있는 서독과 자유중국등에서는 저학력 기능인들이 『왜 우리는 벤츠같은 고급차는 못타고 폴크스바겐만을 타야 하느냐』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국가차원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니 말이다. ◆미국에는 단과대학과 종합대학이 무려 3천6백여개나 있다. 인구 1만명당 대학생이 60명이나 되어 대학교육이 보편화된지 오래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학사학위는 가치하락 현상을 초래해 고졸자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으며 눈만 높아진 대졸자는 아예 실업자로 빈둥대기도 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물론 미국의 대학들중에서 2백여개 대학은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고 동부의 아이비리그인 하버드ㆍ브라운ㆍ코넬ㆍ다트머스ㆍ프린스턴ㆍ컬럼비아ㆍ예일ㆍ펜실베이니아 등 8개 대학과 서부의 스탠퍼드ㆍ버클리ㆍ칼텍 등은 전세계 일류대학중 선두다툼을 할만하다. 그러나 진짜 최고급 두뇌는 오히려 영국ㆍ서독 등 외국대학 출신으로 미국대학은 그 고급두뇌가 발견만 되면 유치하는데 치열한 경쟁을 한다. 이렇게 유치된 고급두뇌들이 미국 발전의 중추기능을 하는 것도 예사로이 볼일은 아닌 것 같다. ◆2세 교육을 초ㆍ중학교 단체에서 기능분야와 대학진학분야로 엄격히 구분함으로써 고졸자의 80%정도를 취업일선으로 유인하는 교육체제를 추구해온 서독ㆍ영국ㆍ불란서ㆍ자유중국 등은 절대다수 국민의 저학력화가 『빵만 배불리 먹으면 다 되는 것이냐』는 비판과 불만이 터져나와 70년대말께부터 고학력 지향의 학제연구에 고심중이나 결론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우리야 해방과 더불어 무비판적으로 미국식의 고등교육 개방정책을 채택,대학교육의 대중화단계를 맞이했고 고학력 인플레 진통도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내놓은 산업인력 구조개편을 위한 공고와 전문대및 자연계대학의 정원을 크게 늘리는 인력수급 계획을 보면서 지나친 고학력화를 완화시키는 정책의지가 가미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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