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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반군 정권 장악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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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반군 정권 장악 임박

입력
1990.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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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제의 거부 수도 몬로비아 점령 눈앞에/“도대통령 지원땐 또 내전”… 미선 개입 안할듯지난해 크리스마스를 기해 기습공격을 감행했던 라이베리아 반군이 7일 수도 몬로비아의 함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새뮤얼ㆍ도 대통령관저에서 불과 4㎞ 떨어진 몬로비아항구까지 진격한 반군은 도대통령의 휴전제의를 일축하고 파상적인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1주일이상 식량 식수 전기 등 기본적인 생필품공급이 차단된 데다 군인들의 약탈이 자행되고 있는 몬로비아는 도시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채 공황상태를 빚고 있다.

권력장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반군지도자 찰스ㆍ테일러는 『도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버리지 말라』고 정부군에게 항복을 종용하고 있다.

반면 10년간 라이베리아를 통치해 온 도대통령은 관저에서 미 해병대가 제공하는 식수로 연명하며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도대통령은 미국측에 자신과 정부군 병력1백여명이 수도 몬로비아를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미국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대통령이 지지세력과 탈출할 경우 그의 출신족인 크란족의 본거지인 그랜다제다지역으로 옮겨 또다른 반체제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제2의 내전이 발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도대통령은 당초 자신을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으로부터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숙적인 찰스ㆍ테일러에게 정권을 넘겨주게 될 것 같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에서 노예가 해방되기도 전인 1847년 미국 흑인노예들이 세운 국가로 이후 미국이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축출될 위험에 처해있는 새뮤얼ㆍ도 현대통령은 지난 80년 육군상사의 신분으로 유혈쿠데타를 성공시킨 장본인으로 당시 조니워커병을 허리에 차고 기자회견을 하는등 갖은 기행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일개 상사였던 도대통령이 쿠데타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구의 5%에 불과하는 미국 흑인노예출신들이 95%의 토착주민을 세습적으로 지배해 온 역사의 아이러니와 구조적인 모순이 있었다.

그러나 도대통령은 정권을 장악한 후 자신의 부족인 크란족을 중심으로 독재정치를 부활하는 한편,85년 쿠데타를 일으켰던 기오족과 마오족을 무자비하게 학살함으로서 오늘의 사태를 자초했다.

한편 반군인 애국전선(NPF)을 이끌고 있는 찰스ㆍ테일러는 조달청장으로 있던 80년초 90만달러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지명수배되자 미국으로 탈출한 인물로 리비아의 가다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때 미국은 테일러의 반군에 의해 도대통령정부가 전복되는 것을 막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벤틀리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테일러는 도대통령의 축출을 강하게 요구하면서도 라이베리아의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회담에 적극성을 보이는 유연한 자세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미국으로서는 도대통령을 지원함으로써 또다시 내전의 불씨를 심기보다는 세계적인 평화무드에 맞춰 도대통령의 실각을 감수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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