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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남북 고위회담/5년만의 「왕래」… 준비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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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남북 고위회담/5년만의 「왕래」… 준비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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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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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적 입장… 깍듯한 예우로/하루2차례 헬기이용 생필품등 운반/숙소는 경호 편리한 워커힐호텔 유력지난3일 제7차 남북 고위급예비회담에서 남북 양측이 고위급 본회담 개최에 합의함으로써 돌발사태가 없는 한 오는 8월말께 서울에서 양측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제1차 고위급회담이 열리게 된다. 1차 서울회담이 열릴 경우 2차 평양회담도 거의 틀림없이 개최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남북한 대표들의 서울ㆍ평양 교차방문은 지난 85년 적십자회담 및 고향방문단 교환방문이후 5년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이번 고위급회담은 특히 지난 72년 남북조절위원회 회담이후 18년만에 처음으로 남북당국이 정식대좌한다는 점에서 보다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남북교류및 협력을 위한 기본적인 제도장치 마련은 물론 정치ㆍ군사적인 대결상태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울ㆍ평양에서의 남북 고위급회담이 어떠한 절차와 내용으로 이루어질 것인지 과거 남북조절위,적십자,고향방문단 등의 교환방문 경험과 통일원등 관계부처의 준비상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대표단 및 수행원

○…남북 양측은 예비회담에서 본회담의 대표를 총리를 포함해 각각 7명으로 할 것에 합의했다. 이중 군대표는 참모총장급 1명을 포함,2명이내로 하되 그 수는 편리한 대로 정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예비회담에서 각기 주장했던대로 우리측은 1명,북측은 2명의 군대표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은 총리와 군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5명중 홍성철통일원장관을 우선적으로 대표단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문제등 외교정책관련분야 논의를 위해 유종하외무차관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청와대측에서 김종휘청와대 외교안보좌관이 이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경제부처의 장관 또는 차관 1명과 통행ㆍ통신ㆍ통상 등 3통협정과 관련된 해당부처의 차관급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군대표로는 정호근합참의장이 유력하다.

○…평양회담시 필요한 수행원 33명에는 우선 수석대표인 총리의 수행비서와 보좌관,각부문별 장ㆍ차관급 대표의 실무보좌역을 담당할 해당부처 국ㆍ과장급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료진,속기사,녹음기사 등 대표단 및 회담지원 인원이 수행원에 포함되며 이밖에 우리측이 갖고가는 문서와 비품등을 관리할 행정요원이 필요하다.

특히 수행원가운데는 대표단의 구체적 현지일정이나 실무사항등을 북한측과 협의ㆍ조정해 나갈 연락담당관이 포함되게 된다.

○의전 및 경호

○…과거 남북교차 방문에서 양측은 서로 상대방에게 깍듯한 예우를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이 모두 첨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방지역에서 회담을 갖는데다 철저하게 호혜적인 입장을 보이기 때문에 자기측에서 대접을 받으려면 똑같은 대접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북한측은 권위주의 사회의 특성상 우리측보다 의전에 더 철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거 평양회담에서 북한측은 오찬이나 만찬등 회담외의 행사에서도 반드시 수석대표가 공식적인 인사말을 하고 우리측의 답사를 들은뒤 식사를 할 정도로 의무을 중요시 했다는 것. 이 경우 북한측은 인사말을 미리 인쇄해 참석자들에게 배포하는 등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측도 이에 준하는 의례절차를 준비할 예정이다.

우리측은 특히 서울회담에 연형묵 북한정무원총리가 올 경우 지난 72년 당시 박성철 부수상이래 처음으로 북한권력의 핵심인 노동당정치국원이 방문하는 것인 만큼 북한 사회에서의 권위에 맞게 충분한 예우를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기간 3박4일동안 대표들에게는 그랜저등 최고급 승용차1대씩을 제공하며 안내및 경호원 1명씩을 24시간 상시 배치하게 된다. 적십자회담에서는 자동차나 회담장등에 적십자 기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양측 합의에 따라 어떠한 표식도 사용치 않게된다.

남북 양측은 과거 회담에서 서로 선물을 준비해 주고 받는 관례를 지켜왔다. 선물은 방문하는 쪽은 도착즉시,초청쪽은 회담일정이 모두 끝나고 출발하기 직전 상대방에게 건네주는 방식으로 전달돼 왔다. 선물은 주로 술ㆍ담배ㆍ공예품 등 그리 비싸지 않은 물건을 준비하는 것이 관례이다.

○…경호도 의전과 마찬가지로 남북관계의 미묘함을 감안,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분야. 특히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정무원 총리를 비롯,장ㆍ차관급,장성으로 구성되는 대표단 외에도 수행원가운데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많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안기부와 경찰을 중심으로 경호ㆍ경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 대표단의 서울방문중 좌우 어느쪽으로 부터는 테러등 불미스러운 사태가 생길 경우 남북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이번 회담에는 북한의 고위급인사가 많이 참석할 것으로 보여 어느때보다도 경호ㆍ경비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숙소및 편의제공

○…숙소는 서울시내 호텔중 경호경비가 용이하고 회의시설및 기타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으로 선택할 예정. 특히 숙소문제는 일반손님의 호텔예약을 다른 호텔로 옮기도록 미리 협조를 구하는등 까다로운 사전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준비를 서두르는 편이다.

정부는 호텔을 모두 빌리지는 않되 경호를 고려,맨위층부터 차례로 필요한 만큼의 전체층을 계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물망에 오르고 있는 호텔은 워커힐호텔,신라호텔,롯데호텔 등인데 경비에 유리하고 지난 89년 고향방문단 행사를 치러본 워커힐호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양측은 예비회담에서 본회담 기간중 하루 2차례씩 행낭의 운반을 보장키로 합의했다. 행낭은 외교 행낭과 마찬가지로 불가침의 권리가 주어지므로 이안에는 회담과 관련된 각종 문서및 자료,상대방지역 체류에 필요한 생필품들이 담겨져 대표단에 전달된다. 초청측은 전례대로 헬기를 이용,판문점에서 숙소까지 10∼20분내에 행낭을 운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우리 대표단은 평양에서 아침 저녁으로 조ㆍ석간신문을 바로 받아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양측은 행낭외에 방문측의 문서ㆍ통신ㆍ사무용기재ㆍ사진필름ㆍ녹음및 녹화테이프ㆍ취재수첩ㆍ보도자료 등 회담에 필요한 휴대품에 불가침을 보장할 것도 함께 합의했다.

○회담및 기타 일정

○…회담은 3박4일간의 체재기간중 둘째날과 셋째날 2차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주로 상오중 열리게될 본회담은 오찬 직전까지 2시간 가량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회담은 양측 수석대표의 기조연설 후 각 대표들이 의제별로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 예상되는데 이자리에서는 주로 구체적인 사항보다는 원칙적인 문제에 대한 양측 입장의 표명정도만 있게 된다.

전례에 비춰볼 때 본회담 자체는 대체로 미리 작성된 발언문에 따라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그치며 쟁점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양측 합의에 따라 본회담후에 따로 열릴 부문별 회담등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본회담에서는 심각한 논쟁등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회담대표들은 상대방의 최고당국자를 표현할 때 전례에 따라 「대통령」 「주석」이라는 호칭을 반드시 붙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통령께서」 「주석께서」라는 경어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을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 예상된다. 양측은 이밖에 예비회담에 합의한대로 회담의 합의사항을 필요에 따라 공동발표할 수 있다.

○…우리측은 회담외 일정 가운데 북한측 대표단이나 수행원ㆍ기자들이 원할경우 달러등 경화를 이용,백화점등에서 우리측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도 평양방문시에는 외국인 상점에 들러 간단한 쇼핑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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