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인하전 조성분 대출하면 오히려 손해”/타금융기관등에 긴급 콜자금으로만 운용/1개월뒤 물갈이되면 풀릴듯지난2일부터 시작된 단자사등 제2금융권의 여수신금리 인하조치 이후 국내 금융시장엔 「저금리속 자금난」이라는 이색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래 「자금난=고금리」가 일상적 등식이지만 국내금융시장이라는 물에 갑자기 단자사 여수신금리인하라는 돌이 던져지자 그 돌이 일으킨 파문때문에 저금리속 자금난이라는 과도기적현상이 나타나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도 기업은 자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현상은 단자사들이 지난 2일부터 대출금리는 이미 연14%이하로 떨어졌는데 그 대출해줄 돈은 더 이전에 연15∼16%의 높은 이자를 주기로하고 조성해 놓은 것이므로 기업에 신규로 대출이 나가면 나갈수록 오히려 손해가 커지는 역마진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것. 따라서 과거에 높은 금리를 주고 만들어 놓았던 「재고자금」이 다떨어질때까지는 기업이 돈빌려쓰기가 어렵게 돼버렸다.
단자사는 남는돈을 기업에 빌려주지는 않는대신 조달할 때 든 비용이상을 빼내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이나 신용카드회사등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긴급 콜자금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때문에 특히 대기업들은 어차피 은행으로부터는 여신관리등으로 대출이 어려워 주로 단자사에서 자금을 조달해오던터에 이자금줄이 막히자 돈을 구하기위해 외국은행으로 뛰어다니는가 하면 사채시장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시중금리는 한가하게 하향세를 계속하고 있다. 6월말에는 16%가까이 올랐던 통안증권 유통수익률(1년만기짜리)이 지난6일에는 15.41%로 떨어졌고 회사채수익률(3년만기짜리)도 16%에서 15%대로 낮아졌다. 콜금리(비은행간1일물) 역시 16%에서 15%대로 떨어졌다.
금리는 앞으로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번에 낮아진 수신금리로 조성되는 새자금이 단자사에 본격유입되기 시작해야만 자금을 끌어다쓰는게 가능할 것이다. 그때까지는 저금리속에서의 자금난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자사가 역마진을 감수하며 기업에 대출해줄리는 없기때문. 그 자금의 물갈이 기간은 대체로 1개월가량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금융계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단자사의 대표적상품인 CMA(어음관리구좌)의 예탁기간을 보면 1개월미만이 전체의 34%,1∼3개월이 전체의 41%를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3∼6개월은 25%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1개월정도만 지나면 종전보다 1∼3%포인트씩 낮아진 금리의 새자금이 신규로 조성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2금융권의 수신금리가 낮아졌다고해서 기존자금이 다른데로 급속히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고있다는 점이다. 아직 속단할 일은 아니지만 지난2일이후 단자사 CMA수신고는 7조7백55억원에서 지난6일 현재 7조7백47억원으로 고작 8억원이 주는데 그쳤다.
이것도 하루하루 조금씩 늘었다줄었다 했으므로 변동이 없는 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는 현단계에서 여유자금이 또다른 고수익을 찾아 나설 마땅한 대상이 없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 그동안 고수익을 찾는 자금이 몰리던 단골상점인 부동산과 증시는 매력을 잃어 휴업비슷한 상태다.
부동산시장 및 자금의 동향은 별도의 통계가 뒷받침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잇따른 조치로 열기가 가신 것만은 분명하다. 여유자금이 대거 몰려들 상황은 아닌 것이다. 증시 역시 지난해 이후의 무기력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다른부문의 돈을 끌어당길 힘은없다.
이 때문에 제2금융권 여수신금리인하라는 대사건에도 불구하고 시중돈은 별 움직임이 없는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최근들어 채권시장만이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시중돈이 크게 요동을 치고 있지는 않기때문에 시중실세금리를 낮추는 일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개월가량이 지나 금융기관의 역마진이 해소되면 저금리속 자금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를 낮출경우 돈들이 도망갈 장소인 부동산이나 증시등이 가라앉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돈의 이탈없는 금리낮추기가 가능한 것이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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