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싸고 실랑이… 던진 명패에 유혈/여야의원 30여명 뒤엉켜 고함ㆍ욕설난무/의정사 처음… 회의장 나와서도 서로 성토○…방송구조개편안이 담긴 방송법 개정안등 3개 법안의 상정여부를 둘러싸고 실랑이가 계속된 7일의 국회 문공위는 개의도 되기 전에 여야의원간에 집단몸싸움이 벌어졌으며 민자당의 최재욱의원이 평민당의 김영진의원이 던진 명패에 인중을 맞아 6바늘을 꿰매고 이빨이 흔들리는등 전치4주의 상처를 입는 유혈불상사가 발생.
사건은 민자당측이 3차례 간사회의에도 불구하고 상정자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소속의원들을 대거동원한 평민당의 실력저지로 회의시작이 어렵자 회의를 강행하려는 데서부터 시작.
낮 12시10분께 이민섭위원장이 위원장석에 자리를 잡은 뒤 개의를 선포하려하자 평민당측 간사인 조홍규의원과 조세형 손주항 이동근의원및 실력저지를 위해 몰려든 평민의원 20여명이 이를 저지하기 시작. 그러자 민자당측 간사인 손주환의원과 권해옥 신하철 최재욱 유한열의원 등이 위원장석으로 달려나와 이위원장의 의사진행을 도우려고 해 곧바로 몸싸움이 전개.
이위원장은 호주머니에서 『여야 간사가 합의한 것』이라며 합의문건을 꺼내 『법안상정에 합의해 놓고 이를 어길 수 있느냐』고 소리치며 개의를 강행하려했고 조홍규의원은 『합의서에는 법안을 상정키로 한 대목이 없었는데 합의서가 변조되었다』고 맞고함을 쳐 회의장은 위원장석에 의원 30여명이 몰려드는등 요란한 아수라장.
여야 의원들이 마이크를 밀고 당기고 의사봉을 서로 뺏으며 몸싸움을 하는동안 김영진의원이 최재욱의원에게 위원장석에 놓인 「이민섭」 「위원장」이라는 명패 2개를 던져 최의원 윗입술에 명중했고 옆에 있던 신하철의원의 상의도 핏자국으로 얼룩지는등 의정사상 유례없는 폭력사태가 발생.
부상을 입은 최의원은 의무실 관계자로부터 응급치료를 받은 뒤 고려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 와중에서도 의원30여명이 고함지르고 몸싸움을 계속하는 소란이 10여분간 계속돼 회의장은 20여분에 걸쳐 완전 난장판.
이 소동은 민자당 총무실에 모여있던 서정화수석부총무등 민자당의원 10여명이 다시 몰려오고 역시 평민당 총무실에 있던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와 서로를 뜯어 말림으로써 가까스로 진정되었는데 의원들은 회의장을 나가면서도 계속 고함.
이날 회의장에는 최병렬공보처장관과 강용식차관및 공보처 간부들도 나와있었는데 여야 의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집단난투극을 벌였고 이 추태는 그대로 TV에 방영.
의원들은 회의장을 나와서 민자의원들은 위원장실에,평민의원들은 소회의실에 각각 모여 서로가 상대방을 성토하기에 빠른 모습.
문제된 합의문은 지난 5일 민자측 간사인 손의원과 평민측 간사인 조의원이 자필사인을 해 작성한 것인데 평민측은 합의할 때 없었던 「법안 상정을 위원장에 일임한다」는 대목이 추가로 들어갔다는 것이고 민자측은 이 대목이 이미 추가된 상태에서 조의원이 합의사인을 했다고 이를 부인.
○…민자당은 이날 하오 긴급구수회의를 갖고 김영진의원에 대한 국회차원의 징계사유발생 내용을 포함한 「사건경위서」를 작성,박준규국회의장에게 통고하는 한편 하오 3시30분께 이위원장이 『회의를 도저히 진행시킬 수 없다고 판단돼 오늘은 일단 헤어지기로 했다』며 해산.
민자당측은 이날 박준병총장과 김동영총무ㆍ박희태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지역구 활동등으로 서울을 떠나있는 바람에 장경우부총장과 이위원장ㆍ손주환간사 등이 긴급대책을 숙의했는데 김홍만부대변인이 발표한 성명도 장부총장이 부랴부랴 작성.
손간사를 비롯한 민자당의원들은 위원장 방에 모여 『남의 상임위에 들어와 폭력행사를 한 것은 의정사상 유례가 없다』며 평민당을 성토.
민자당측은 특히 평민당측의 「합의문서 변조」 주장에 대해 『방송법등 법안심의라는 문항에 대해 방송법이란 표현을 삭제하자고 조홍규 평민당간사가 요구해 이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조간사가 보는 앞에서 「법안상정은 위원장에 일임」이란 내용으로 이위원장이 직접 고친 뒤 손간사와 조간사가 지난 5일 서명한 것』이라고 설명. 민자당은 또 김영진의원에 대한 징계요구문제와 관련,오는 9일의 당직자회의에서 징계요구의 형태를 결정키로 했다.
○…한편 평민당측도 김영배총무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문공위 사건은 민자당측이 합의문서를 변조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규정,김의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할 경우 평민당측도 최의원이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맞징계 요구를 하기로 결정.
김태식 평민당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여야간에 빚어진 심한 몸싸움 과정에서 있었던 일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민자당측은 시한을 정해놓고 방송법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처리하려고 했던 만큼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민자당측에 있음을 밝혀둔다』고 주장.<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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