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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장난감(새풍속 이색사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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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장난감(새풍속 이색사업:8)

입력
1990.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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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띄우고 비행기 날리며 탱크 조립 “골몰”/동심으로 돌아가 스트레스 푼다/백화점엔 별도 「성인용 코너」/만원대 모형서 5백만원 기관차까지/「플라모델」특히 인기… 수백종 쏟아져레일위를 증기기관차가 경적을 울리며 달리고 수백가지의 부속으로 만들어진 탱크의 포신에서는 포탄이 금세라도 터져 나올것만 같다.

주말 한강변 고수부지에서는 동호인들이 모여 비행기와 범선을 띄우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코흘리개 꼬마들의 전유물이던 장남감이 점점 정교해지고 고액화되면서 어른장남감시대가 열린것이다. 백화점이나 대형완구점에는 성인용 코너가 설치됐으며 어른장난감만을 제조ㆍ판매하는 회사도 늘고있다.

남자고객은 주로 탱크 비행기 소총 범선을 찾고 여성들은 사람크기의 인형을 많이 찾는다.

이중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것은 수백가지의 부품을 조립해 탱크,자동차,기관차 등을 완성하는 플라스틱모델(플라모델).

서울 도봉구 수유2동 273의63 아카데미과학사(회장 김순환ㆍ57)는 최근 「어른개구쟁이」들의 플라모델붐에 힘입어 4백여가지의 장난감을 생산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플라모델을 찾는 사람들은 『비교적 값이 비싸지만 장난감 하나하나가 사실성을 갖춘 「작품」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에게 정서적 안정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여러가지 개별 플라모델을 모아 한가지 주제를 가진 장면을 연출하는 디오라마(Dioramaㆍ축소세트)경지에까지 가는 장남감광들도 많다.

최근 아카데미과학사가 주최한 전국플라모델컨테스트에서 입상한 김광일씨(32ㆍ회사원)의 「베를린 1943」이나 걸리버모형회가 출품한 「나토기동훈련」 「1944년 노르망디상륙작전」 등은 기록사진을 토대로 만들어진 축소판 「역사」라 할만하다. 플라모텔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완성후에는 훌륭한 장식품이자 장난감이 되는 것이다.

아카데미과학사의 김회장은 『과거에는 조악한 수준의 국내금형,사출기술때문에 애를 먹었으나 그동안 꾸준히 기술개발에 투자,이제는 일본의 최대완구업체인 「반다이」에서조차 우리금형을 구입해간다』고 자랑한다.

플라모델산업의 급성장으로 서울에만 40여군데의 전문점이 생겨났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155의11 플라모델 전문점 「디오라마」(대표 이환진ㆍ32)판매원 강희씨(25)는 『매일 5∼6명 정도의 직장인들이 플라모델이나 RC제품(원격조종장난감)을 구입하고 전문기술을 문의한다』고 말했다.

플라모델은 보통 1만원대로 1백여가지의 부품으로 작품을 조립하는 것이 보통이나 15만원대의 범선이나 비행기도 잘팔린다.

학생때부터 플라모델을 즐겨 현재 소총,탱크만도 50여개를 갖고있는 민성기씨(25ㆍ회사원)는 『가만히 않아 오랫동안 모형조립을 하다보면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어느새 없어진다』며 『동심으로 돌아가 탱크1대 조립에 6만원을 들인적도 있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70년대부터 성인용 증기기관차를 생산하고 있는 서울 구로구 구로3공단내 삼흥사(사장 이상만ㆍ71)는 이 분야에서 세계1위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가스ㆍ건전지겸용의 증기기관차는 연간 4만여대가 생산되며 가격은 대당 1백40만원으로 대부분 수출되고 있다.

레일설치비와 터널ㆍ정원분재 등 주변조경비까지 합치면 최소한도로 5백만원이 들어 서민들은 꿈도 못꾸지만 레일위를 달리는 미니 증기기관차는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외국영화사중에는 이 회사에 단골로 주문제작을 의뢰,열차폭파장면때 수입한 기차를 사용하는 곳도 많다.

이같은 어른장난감은 정신집중과 여가선용에도 좋지만 휴일을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서 만들거나 갖고 놀수 있어 수요가 계속늘것으로 보인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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