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부문 외국인 1위는 처음”/“이 가곡 완벽하게 불러” 찬사/피나는 연습이 영예 안겨… 북한도 응원『한국국적을 가지고 첫 참가한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성악부문에서 영예의 1등을 차지하게 되어 기쁘다. 특히 성악부문 1등은 외국인 수상이 내가 처음이어서 가슴이 떨리기까지 한다』 본사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첫 수상소감을 밝힌 최현수씨(31)는 최종본선 결과가 6일 새벽 2시(한국시간 상오 7시) 발표되어 다소 피로한 목소리였다.
제9회 차이코프스키콩쿠르 성악부문은 동구권 참가자가 대부분인 70명이 지난 6월14일부터 7월5일까지 예선 두차례,본선 한차례 등 세차례 치열한 경쟁을 했으며 남녀 성악가로 나누어 우승자를 뽑았는데 여자성악가부문은 미국인 소프라노가 차지했다. 그러나 심사위원 22명의 종합평점집계 결과,최현수씨가 앞서 종합 1위는 최씨에게 돌아갔다. 금메달과 상금은 5천루불. 시상식은 7일 있을 예정이다.
심사평이 있었는가.
▲소련심사위원장인 이리나ㆍ아르히토바는 내가 이탈리아가곡을 완벽한 테크닉으로 이탈리아인처럼 자연스럽게 노래해 놀랍다고 말했다. 아르히토바는 한국에 여러번 다녀간 메조소프라노 루드밀라ㆍ남의 스승이다.
이번 콩쿠르에 북한도 참가했는가.
▲2명이 참가,1명이 본선에 나왔다. 모스크바거주 북한인들이 이 본선진출자를 응원하다가 내가 나온 것을 보고 『남북조선이 모두 본선에 오른 것은 조선의 영광이다』며 함께 응원을 해주었다.
이번 콩쿠르는 소련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한국어 6개 국어로 부르게 되어있는데 내가 조두남의 「산촌」을 노래할 때 열띤 박수를 보내줬다.
입상비결은 무엇인가.
▲이탈리아인 스승 카를로ㆍ베르곤지씨와 모교 연세대교수였던 황병덕선생님에게서 각 국어로 부르는 다양한 테크닉을 호되게 훈련받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올 계획은.
▲9월 뉴욕시립오페라단 오페라에 출연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 그러나 기능한 한 빠른시일안에 서울에 가고 싶다.
한편 최현수씨의 차이코프스키콩쿠르 1위 입상에 대해 음악계는 『말할 수 없이 기쁜 쾌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세대 재학시절부터 최씨를 가르친 스승 황병덕씨(70ㆍ바리톤)는 『그가 원래 타고난 성량도 풍부하지만 1위 입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그의 피나는 노래연습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씨의 1위 입상이 한ㆍ소수교를 앞두고 한국국적 참가자들에 대한 소련측의 특별한 배려에 영향받지 않았는가 하는 일부여론에 대해 『세계 성악계에서 그만한 재질을 가진 바리톤을 찾기 힘들다. 연주자로서 그의 흠을 굳이 찾는다면 키가 좀 작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바리톤 김관동씨도 『최현수씨의 콩쿠르 1위 입상은 선배성악가들이 여러가지 정치적 여건으로 참가자격도 얻지 못했던 불운한 상황을 타개한 것으로 음악계 모두가 흥분할 만한 일이다. 우리를 대표해서 그가 이룩해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최씨가 입상한 차이코프스키콩쿠르는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3대 음악콩쿠르. 이 콩쿠르는 뮌헨콩쿠르 제네바콩쿠르처럼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성악의 4개 부문이 있으며 동구콩쿠르에서는 가장 비중이 크다.
이 차이코프스키콩쿠르는 특히 기악부문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최현수씨는 연세대를 졸업한 후 이탈리아로 유학,밀라노 스칼라극장 오페라연구원,베르디국립음악원,카를로ㆍ베르곤지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86년 이탈리아 베르디국제콩쿠르 대상,마리아ㆍ델ㆍ모나코 국제콩쿠르 대상을 차지해 유럽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89년 세계적인 테너 파바로티와 오페라 「루이자 밀러」 「사랑의 묘약」을 공연한 후 뉴욕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부군의 1위 입상소식을 모스크바로부터 전해듣고 새벽에 한국의 친지들에게 알린 부인 양경신씨(31ㆍ이대음대 졸업)는 현재 뉴욕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있다.<최성자기자>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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