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 “노 현실에 안맞다” 공격… 지하로 숨어/올해초 「민주강령」파서 이념으로 반영 “부활”/당대회,시장경제 도입땐 존재 인정하는 것소 관영 노보스티통신은 지난 5일 「소련공산당의 사회민주주의운동」이란 논문을 28차 공산당대회 프레스센터에 배포했다. 소 외무부 국제관계연구소 역사학교수 니콜라이ㆍ니쿠린이 쓴 이 논문은 『소공산당은 서구 사회민주당이 실험했던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택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전제,『당대회가 시장경제를 채택할 경우 이는 사회민주주의사상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논문은 특히 공산당의 전신인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이 서구사회민주주의를 이념적토대로 삼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전통과 원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28차 당대회의 진로와 관련해 중요한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당대회를 취재중인 이장훈특파원이 입수한 논문을 전재한다.【편집자주】
소련에서는 앞으로 어떤 사회주의모델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즉 소련공산당이 70여년전 택한 마르크스의 길을 더욱 발전시키느냐 아니면 서구의 사회민주당이 실험했던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택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어떤 이데올로기의 창시자들의 이론보다도 우리시대 현실에 보다 적합한 사회발전이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주의사상의 두가지조류인 마르크스주의와 사회민주주의를 염두에 두고 20세기의 사상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에서 사회주의운동이 등장한 것은 20세기초였다. 현 소련공산당의 전신인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의 지도자들은 프롤레타리아계급을 조직하고 그 이익을 대변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던 서구사회민주당의 현실적 정책과 사상을 창조적으로 재평가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미 간파한 바 있다.
동시에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지도자들은 서구의 사민당의 조직과는 다르지만,그들의 당이 사회주의혁명과 프롤레타리아독재를 이념적으로 구현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사회민주주의운동은 지하로 숨어들 수 밖에 없었다.
레닌은 서구의 당조직과 구조는 러시아의 현실에 맞지않고 차르정권을 전복시킨다는 정치적목표를 외면하고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이 창당됐을 때 제1인터내셜널과 독일사회민주주의 운동은 그 기초를 러시아에서 찾았다.
이후 공산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자들사이에는 현실적인 정책에서 더욱 틈이 벌어지게 됐다.
공산주의자들은 사회주의사상이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으며 전쟁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비난하면서 사회민주주의자들을 「대중을 기만하고 노동자의 이익을 배반하는 개혁주의자들」이라고 공격했다.
사회민주주의자들도 공산주의자들은 권력을 남용하고 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 미명하에 민주주의를 억압했다고 비판했다.
30년전 서독의 사민당은 이데올로기의 일대전환을 모색하면서 공식적으로 마르크스주의와 결별을 선언했다.
소련공산당도 점차적으로 사회민주주의운동이 노동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근로계급의 운동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사회민주주의는 노동자들이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분야에서 권리를 쟁취하고 사회를 민주화하는데 승리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소련공산당은 항상 사회민주주의운동을 외국에서 일어나는 사조로 취급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 소련에서는 급격히 변화하는 정치적 현실을 반영하는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일단의 공산당당원들과 조직들이 모스크바에서 전국적회의를 개최하고 공산당내 「민주강령」파를 창설키로 선언했다. 이들은 이 회의에서 유럽의 사회민주주의운동의 견해를 반영하는 많은 강령들을 채택했다.
특히 이들은 프롤레타리아독재,사회주의혁명,노동자계급의 역사적임무,민주집중제등의 개념을 재해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주장으로 볼때 현재 공산당내에는 두개의 이데올로기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민주주의운동이 전체적으로 공산당의 정책에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을 감안할때,이번 28차 당대회에서는 경제적자유와 토지와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보장하는 시장경제를 채택해야할 것이다.
이것은 사회민주주의 사상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련공산당은 인간적인 민주적사회주의와 정치다원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이데올로기의 투쟁에 따른 양보조치로 나와서는 안된다.
소련공산당은 사회주의사상의 전체적관점에서 창조적인식을 갖고 그 사상의 전통과 원류로 돌아가야 한다.
또 이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방법론의 창조성과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당내의 정치적다원주의 요구가 당을 분열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돼서도 안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중요한 시기에는 당의 단결이 필수적이다.
당은 분당하려는 세력과 편을 가르고 그들의 이념과 조직적기초를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소 외무부 국제관계연 역사학교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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