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조사대상만 5백여명/“내돈으로 입는데… ”되레 역정/속옷등에 수백만원 물쓰듯… “없어 못팔아”검찰이 5일 호화외제의류 밀수판매업자 등 7명을 구속한 사건은 일부 부유층이 얼마나 사치를 해왔는가를 알게 해준다.
외제의류 밀수업자들은 「의류소매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뒤 과세특례혜택을 받아가며 주로 부유층 부녀자들이 잘모이는 사우나등지에서 정보를 입수,비밀고객명단을 만들어 물건을 들여올때마다 전화로 유혹하는 방법을 써왔다.
검찰은 압수한 명단을 통해 한꺼번에 많은 옷을 구입한 1백여명의 부유층부인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했으나 앞으로도 참고인조사를 해야할 부유층 고객이 4백여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사를 받은 일부고객들이 『내 돈으로 내가 비싼옷 입겠다는데 왜 참견이냐』,『수입자유화 여행자유화가 된 마당에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항의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들중 모운수업체 대표의 부인 김모씨(50)는 8백여만원을 주고 이탈리아제 속옷 10벌을 포함해 잠옷,원피스,투피스,구두,핸드백,독일제 가죽점퍼 등을 한꺼번에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인기탤런트 이모씨의 부인(45)은 이탈리아제 블라우스,투피스,독일제 원피스 등 4백만원어치를 구입했으며 빌딩임대업자 S씨(47ㆍ여)는 매달 5백만원이상 용돈을 쓰면서 의사와 결혼하는 조카의 혼수로 이탈리아제 점퍼 등 3백여만원어치를 구입했다.
또 어떤 부인은 즉석에서 현금으로 구입한 2백만원짜리 프랑스제 투피스에 대해 『목욕을 하고 집에 돌아가다 예쁜옷이 눈에 띄어 무심코 샀던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부유층 부인들 덕분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청담동의 2백여 m에 이르는 거리에서는 물건이 없어서 걱정일만큼 값비싼 외제의류가 팔려나가고 있다. 파리의 생토노레가,런던의 본드가,할리우드의 로데오거리를 모방한 60여개의 초호화판 옷가게에서는 지안ㆍ프랑코페레,지아니ㆍ베르사체,조르주ㆍ아르마니 등 이름도 생소한 외제상표의 의류가 1벌에 수백만원씩 팔리고 있다.
검찰은 부유층들이 외제의류뿐만아니라 호화별장 가구 가전제품에서부터 스키 골프 요트 등 레저용품까지 초호화외제품으로 구입하는 등 무분별한 사치풍조를 일삼아왔다고 밝혔다.
검찰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불로소득계층의 증가로 호화사치풍조가 만연됐다』면서 『수사기관뿐아니라 민간사회단체의 지속적 계도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수사소감을 밝혔다.<홍윤오기자>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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