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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개편서 고려할 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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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개편서 고려할 점(사설)

입력
1990.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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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방송구조개편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시작되었다. 이미 발표된 바 개편계획의 골자는 10년간 유지된 공영체제를 공ㆍ민영 혼합체제로 전환하고,방송위원회의 구성과 권한을 크게 바꾼다는 것 등이다. 또한 정부는 방송관계법 개정을 통해 KBS의 공보처에 대한 경영평가서 제출등을 의무화시키고 KBS이사회는 공보처장관의 의견을 반드시 받아들이도록 기능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개편안의 타당성 여부로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의에서 논란이 벌어졌고 해당 상임위에서 방송법 개정은 상당한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개편내용이 알려지면서 방송사노조와 야당 및 재야가 반대투쟁을 선언했으며 6공 정부의 언론정책과 연계되어 상당한 풍파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구조개편안이 방대한 만큼 공방이나 논쟁도 다양하다. 민방 허용 자체를 두고 찬ㆍ반이 날카롭게 갈리는가 하면 방송법 개정내용 가운데 방송장악이나 언론통제의 요소가 있다는 주장도 강한 편이다.

민방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의견도 타당성을 결여했다고 볼 수만은 없으며 그 폐해를 예견하고 정경유착의 우려등을 지적하는 반대의 견해도 합리성을 갖췄다고 생각할 수 있을 줄 안다. 여기서 우리가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민방의 소유형태가 전연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벌 배제와 주식상한 30%의 원칙만 내세웠지 그 주체는 막후에 숨겨져 있음이 도무지 석연치가 않다. 이것이 밝혀지면 민방문제는 새로운 의견제시와 접근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소유형태가 안개속에 가려진 한,생산적 논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방송관계법 개정 가운데 독소조항으로 지적되는 것은 방송위의 구성과 권한문제이다. 정부계획은 정책기구가 아닌 단순한 심의기구로 바꾸고 방송중단 또는 중지의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위원수를 줄여 친정부 또는 친여인사의 비중을 높이려 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높다. 이 반대의견은 한국언론학회 토론회에서도 강도있게 제기되었다고 한다.

정부의 의도대로라면 「공영」의 훼손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영방송이 방만하게 운영되어 왔고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평가보고서나 광고방송계획 제출을 의무화하여 간접적인 간섭을 꾀하려는 인상을 줄 이유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것은 기우가 아닌 가능한 부작용의 우려임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민자당은 이번 국회에서 심의할 방송관계법 개정안 가운데 몇가지 조항을 고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정부의 입장도 설득력 있는 의견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한다. 정부나 여당은 언론을 위축케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를 앞장서 제거함이 마땅한 일이다. 말로만 그런 의도가 없다고 변명할 게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불필요한 평지풍파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만에 하나라도 「장악」의 미련이 있다면 버리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의 언론상황은 그것을 허용할 단계는 넘어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방송구조개편에서 가장 긴요한 요소는 국민의 방송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 그 기능이 발휘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개편의 줄거리는 평탄하게 잡히리라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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