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뽀빠이」사용권 빌려줍니다/3백여종 상륙… 업계수요 급증/한국모델 개발 노하우도 축적어린이들에게 환상의 나래를 달아주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해주는 만화영화ㆍ외화의 주인공이나 특정상품의 심벌은 히트칠 경우 엄청난 로열티의 돈방석에 앉게된다.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배트맨의 박쥐상표,해군모자를 쓴 뽀빠이,외계인 알프인형,톰과 제리노트 등은 특유의 캐릭터로 웬만한 두메의 국교생들에게도 친숙해진 국경없는 친구이다.
그러나 뽀빠이나 배트맨의 박쥐가 우리나라에 거저 상륙한 것은 아니다. 이들 캐릭터의 디자인들은 국제저작권협회(UCC)에 등록돼 있어 무단복제ㆍ도용할 경우 국제적으로 저작권 침해시비의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87년 UCC에 가입한 이후 서울올림픽의 상징인 「호돌이」의 상품화에 관심을 둘정도이지만 외국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해마다 늘고있다. 이에따라 외국캐릭터 저작권위탁관리업체가 생겨났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계몽문화센터 빌딩9층에 있는 「계몽기획」이 3개사중 선두업체.
외형상으로는 아동용 액세서리나 완구를 취급하는 팬시점이나 장난감가게로 보이나 이 회사는 문화부의 사업허가를 받고 국제적인 「라이센싱 비즈니스」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있다.
88년10월 미국의 워너브라더스,킹 피처스사 등과 계약을 맺은뒤 뽀빠이를 한국에 상륙시킨 계몽기획이 현재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는 외국캐릭터는 3백여종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일과 유럽 동남아를 휩쓸고 있는 배트맨은 계몽기획과 롯데제과ㆍ하이파이브ㆍ아트박스 등 24개업체가 계약을 맺고 빙과류ㆍ어린이운동화ㆍ가방ㆍ스티커ㆍ노트 등 문구류ㆍ가면ㆍ의류ㆍ완구에 등장하고 있다.
오는7일 배트맨영화가 개봉되면 배트맨의 박쥐돌풍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계몽기획은 이들업체로부터 로열티를 받아 법정수수료를 떼고 저작권을 갖고 있는 외국사에 송금한다. 계몽기획측은 『로열티는 상품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나 액수는 밝힐수 없다』고 말한다.
도입된 캐릭터의 인기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워너브라더스사에 요청,영화 촬영에 사용된 진짜 「배트 모빌」을 들여와 과천 서울랜드에 전시중이다.
그러나 「팔면 그만」이라는 식의 상술을 막기위해 위탁관리업체는 과외의 잡일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
계몽기획은 지난해 말부터 잽싸게 시중에 범람하기 시작한 불법 배트맨 상품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올해초부터 신문광고 등을 통해 합법적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 회사 이기우차장(34)은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남대문시장 등지에 뿌린 10만여장의 전단 등 계몽활동에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배트맨을 관리하면서 『설득ㆍ경고ㆍ고발 등 해 보지 않은 짓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당국에서도 외국의 유명상표의 무단도용에 대해서는 단속을 하고 있으나 유명 캐릭터의 무단복제는 수수방관의 자세여서 날로 첨예화 돼가는 저작권시비에 대한 적극적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왜 외국의 만화주인공따위를 도입해 로열티까지 지불하느냐』는 비판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계몽기획측은 이같은 비판을 인식,우리나라고유의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기TV만화영화의 주인공 「귀염둥이 베티」에게 한복을 입히는일 등이다. 정덕량부사장은 『10년안에 세계시장에 한국적 캐릭터를 등장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장병욱기자>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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